관에 누워 있는 남자 시신, 담배 피우다 목에 구멍이 뚫린 남자, 흡연으로 썩고 있는 치아와 입술….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담뱃갑 표지에 충격적인 그림과 단도직입적인 경고문구를 삽입한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10일 보도했다.
FDA는 담뱃갑에 실을 36점의 경고그림 시안을 최근 온라인 홈페이지에 공개했으며 내년 1월 9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6월 최종 9개 안을 정할 예정이다. FDA에 따르면 경고그림은 담뱃갑의 앞뒷면 절반을 차지하며 지면에 싣는 광고 중 20%에도 경고그림을 삽입해야 한다. 2012년 10월부터 담배제조업자는 이 그림과 문구를 싣지 않으면 아예 담배를 팔 수 없다. FDA 대변인은 “경고그림은 모두 컬러로 제작되며 추가비용은 국민의 세금이 아닌 담배회사가 지불할 것”이라고 AFP통신에 전했다.
이번 조치는 담배에 더 강한 경고 표시를 하도록 지난해 통과한 새 규제법안에 따른 것. 이에 따라 경고문구도 더욱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바뀐다. FDA는 ‘흡연이 당신을 죽일 수 있다’ ‘임신 중 흡연은 아이에게 해롭다’ ‘담배는 심장질환을 유발한다’ 등의 문구를 검토하고 있다. 1984년 연방법 제정 이후 미국 담뱃갑 한 귀퉁이에 적힌 문구는 “담배는 일산화탄소를 함유하고 있음” 등 네 가지 정도로 한정돼 있었다.
미국 정부가 나서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은 지난 40년간 흡연율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최근 들어 감소율이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인의 흡연율은 20%대이며 매년 44만3000명이 흡연으로 사망하고 있다. 또 매일 4000명의 청소년이 처음 담배를 피우며 이 중 1000명이 지속적인 흡연자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거릿 햄버그 FDA 위원은 “FDA는 담뱃갑과 담배광고의 겉모습을 획기적으로 바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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