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푸는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이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오늘부터 내년 6월말까지 순차적으로 국채를 회수하고 6000억 달러를 시중에 공급합니다.
달러화가 흔해지면 금리가 낮아지고 달러 가치가 떨어집니다.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 요구를 거부하자 스스로 달러 약세를 유발하는 것입니다. 달러가 약해지면 원유 곡물 원자재의 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미국과 중국, G2의 환율갈등도 문제지만, 국제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준이 되는 기축통화의 약세는 세계 주요 통화를 절상시키고 경제 불안 요인을 키운다는 점에서 더 문제입니다.
미 국에 풀린 돈이 미국에서 생산에 쓰이면 충격이 덜 하겠죠. 하지만 달러뭉치들은 중국 한국 브라질 같이 수익이 높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달러 유입이 많아지는 나라는 인플레 걱정이 생기죠. 달러가 갑자기 빠져나갈 경우 증권시장 금융시장의 충격도 우려됩니다. 넘치는 달러가 골칫거리가 된 거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서울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돈 풀기를 거듭 비판했습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도 "미국의 실수로 여러 국가에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며 "이는 보호무역주의를 자극하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국의 돈 풀기 때문에 한국경제도 나쁜 영향을 받게 됩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풍부한 달러화 유동성이 신흥시장국에 흘러들어가 자산가격의 거품을 초래하게 되고 신흥국의 환율방어 정책으로 인해 환율분쟁이 재연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세계 경제전문가와 투자자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75%나 됐습니다. 미국 전문가들 중에도 반대 목소리가 많습니다.
미국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1조7000억 달러를 풀었지만 기대만큼 효과가 크지 않았습니다. 이번 2차 양적 완화 정책을 수정할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는데, 미국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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