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의 재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에 투자자가 몰리고 포드자동차의 주가가 7년여 만에 최고치로 오르는 등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업체들이 재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15일 GM이 공모가격을 당초 계획했던 주당 26∼29달러에서 31∼33달러로 상향조정하고 주식발행 물량도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공모가격은 17일 공개된다. 이에 따라 GM의 자금 조달 규모는 106억 달러에서 최고 12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GM은 30억 달러의 우선주 발행도 추진 중이어서 전체 조달 규모는 1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GM 측이 공모가를 상향하는 이유는 해외투자자들이 이번 IPO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등 투자자가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은 약 5억 달러에 GM 지분 1%를 매입하기로 합의했으며, 중동과 아시아 지역의 3, 4개 국부펀드 역시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지난해 자동차부문 구제금융을 담당했던 스티븐 래트너 씨는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긍정적인 재무상태를 보이면서 그동안 투자를 꺼렸던 자동차주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로 파산에 몰린 GM은 미 정부에서 495억 달러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았으며 현재까지 모두 95억 달러를 상환했다. 현재 GM 지분 60.8%를 보유한 미 재무부는 이번 IPO를 통해 86억 달러가 추가로 회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드자동차도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지난 주말보다 4.3%가 오른 주당 1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세계 경기침체에다 엔화가치 급등까지 겹쳐 시름에 빠진 일본 자동차 ‘빅3’가 국내 생산체제 재편과 과감한 차종 정리 등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도요타와 닛산자동차는 인건비가 싼 지방 공장의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고 혼다자동차는 간판 차종인 ‘시빅’의 내수용 생산을 포기했다. 자국 내 생산을 조금이라도 유지해 보려는 기업들의 고육책이다.
닛산은 15일부터 수도권인 가나가와(神奈川) 현의 쇼난(湘南) 공장과 오파마(追濱)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미니밴과 소형차를 지방의 규슈(九州)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가격경쟁이 심한 소형차는 인건비가 싼 지방에서 생산하고 수도권에서는 전기자동차 ‘리프’와 같은 고부가가치 차종에 주력한다는 것. 공장이 수도권과 나고야(名古屋) 등 대도시에 몰려 있는 도요타 역시 내년 1월부터 미야기(宮城) 공장을 새로 가동하고 이와테(巖手) 공장 가동률을 늘리는 등 지방 생산 비중을 높인다. 경기 호황기 때 일본 업체들은 지방 인력을 수도권으로 불러와 높은 임금과 체재비를 지불했지만 더는 채산성을 맞출 수 없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제조업에 종사하는 남성 1인당 월평균 급여는 지방이 수도권보다 약 16% 낮다.
이와 함께 혼다는 이 회사의 간판 차종인 시빅의 내수용 생산을 다음 달 중단하기로 했다. 한편 15일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도요타와 혼다의 미국 시장점유율(10월 말 현재)이 작년 대비 각각 1.5%포인트 하락한 15.2%와 0.6%포인트 떨어진 10.6%로 12년 만에 하락했다. 이 신문은 이들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올해 초 도요타자동차의 대규모 리콜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지만 한국의 현대자동차 등 경쟁업체와의 품질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도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와 혼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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