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윌리엄왕손, 미들턴에 어머니 반지로 청혼… 내년 상반기 웨딩마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8일 03시 00분


‘다이애나 반지’ 새주인 손에…

어머니가 받았던 청혼반지로 여자친구에게 청혼한 왕손, 미모의 약혼녀. 350년 만에 이뤄지는 왕실과 평민 가정의 혼인…. 16일 영국 세인트 제임스 궁에서 이뤄진 윌리엄 왕손과 여자친구 케이트 미들턴 씨의 약혼 발표는 동화 같은 극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국은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다.

○ 8년 만에 이뤄진 청혼

윌리엄 왕손은 이날 약혼 발표 직후 영국 I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결혼할) 적기”라며 “(장인이 왕실과의 결혼을 꺼릴까 봐) 미들턴에게 청혼을 먼저 할지 장인에게 먼저 허락을 받아야 할지 고민했다”고 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때는 2001년 세인트앤드루스대의 예술사 수업 시간. 미들턴 씨는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 중단을 고민하는 윌리엄 왕손을 격려하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이후 다른 친구 2명과 숙소를 함께 쓰며 급속히 가까워진 두 사람은 2003년 크리스마스경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2007년 한때 결별했으나 몇 주 뒤 함께 있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다시 포착됐다. 당시 결별 원인은 윌리엄 왕손의 미온적인 태도와 그의 군 복무로 인한 관계 유지 어려움, 언론의 관심에 대한 부담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 왕손은 이날 연애 기간이 8년이나 된 것에 대한 질문에 “그녀가 원할 때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청혼은 최근 함께 여행을 갔던 케냐에서 했다고 한다. 그는 “3주 동안 배낭에 반지를 넣고 다니면서 기회를 노렸다”고 했다. 반지는 어머니인 고 다이애나 비가 1981년 찰스 왕세자로부터 받았던 것. 윌리엄 왕손은 “비록 이 모든 기쁨과 즐거움을 돌아가신 어머니와 함께 나눌 수는 없지만 반지를 통해 함께하고 싶었다”면서 “미들턴에게 어머니와 비교되는 압박감을 주기 싫다. 그녀는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인터뷰에 함께 응한 미들턴 씨는 대학 시절 자신의 벽에 윌리엄 왕손의 사진을 10장 넘게 붙여놨던 일, 윌리엄 왕손이 요리를 해주려다 몽땅 태워버린 에피소드, 자신들끼리 서로 놀리는 습관들을 이야기하며 웃기도 했다. 또 청혼이 “아주 로맨틱했다”고 소개했다. 미들턴 씨는 대학 졸업 후 패션 액세서리 회사에서 일했으나 최근 파티용품과 장난감 주문 제작으로 큰돈을 번 아버지의 사업에 동참하기 위해 일을 그만뒀다.

○ “나라의 경사” 영국이 들썩


영국의 왕위 계승 예정자가 평민 여성과 결혼하는 것은 1660년 제임스 2세가 앤 하이드와 결혼한 이후 350년 만이다. 특히 비운의 주인공인 어머니의 죽음을 딛고 잘 자라준 윌리엄 왕손에 대한 애정에다 미들턴 씨가 생전의 다이애나 비를 연상시키는 세련되고 우아한 미모와 패션 감각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국민들이 보내는 관심은 남다르다.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미들턴 씨가 “새로운 패션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벌써부터 결혼식장, 웨딩드레스, 예복에 관한 추측이 넘쳐난다. 왕실이 다시 조명받으면서 관광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윌리엄 왕손에게 전화로 축하 인사를 전하며 “정부가 도울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