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서 입술 잘린 印尼 가정부 잔혹한 학대 ‘충격’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8일 14시 19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던 인도네시아 여성이 입술이 잘리는 등 잔인한 학대를 받은 사건을 언론이 보도해 인도네시아가 충격에 휩싸였다.

현지 일간지 자카르타포스트는 인도네시아 출신 이주노동자인 수미아띠(23)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고용주의 아내로부터 입술이 잘렸다고 보도하고, 인터넷 뉴스에 올라온 사진을 인용해 피해자가 이마, 코, 뺨, 턱 등에 심한 상처를 입었으며 머리는 삭발된 모습이었다고 18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동부의 오지 출신인 수미아띠는 영어와 아랍어를 전혀 못하는 상태로 월간 미화 213달러에 고용계약을 하고 지난 7월 18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가정에서 일을 시작했다. 지금은 메디나 소재 킹 파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에 이 사건을 법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해 줄 것을 요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도요노 대통령은 수미아띠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에 취업하고 있는 모든 인도네시아 근로자에 대한 보호 방안을 즉시 마련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에 피해자에 대한 최선의 치료와 가해자에 대한 사법 처리를 요구하기 위해, 조만간 린다 아말리아 사리 여성아동권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조사단을 파견한다.

민간인권단체인 PPK의 엔당 수실로와띠 사무장은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을 보호하지 못함에 따라 이들이 인권유린과 학대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며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노동이주부 자료에 따르면 해외에서 인권유린과 학대를 당한 이주노동자 수는 2008년 4882명, 지난해 3470명이었다.

올해 2월 기준으로 해외에 공식 취업한 인도네시아 노동자는 267만명이고, 작년에 이들이 국내로 송금한 돈은 66억 달러였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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