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 대신 사진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5일 03시 00분


올 노벨평화상 시상식 수상자없이 거행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사진) 씨의 시상식 참석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가운데,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없는 시상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23일 보도했다. 노벨 평화상은 수상자 본인이 받지 않으면 가족, 친척이 대리 수상할 수 있지만 중국 정부는 현재 수감 중인 류 씨의 참석은 물론이고 가족의 출국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는 메달이나 상장 수여, 수상자 강연 등 본래 일정이 생략된다. 다만 노르웨이의 유명 여배우인 리브 울만이 참석해 류 씨의 에세이 중 한 대목을 낭독하는 것으로 수상자 강연을 대신한다. 또 무대 정면에는 류 씨의 사진이 배치돼 참석자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게이르 룬데스타드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만약 다른 반체제 인사가 에세이를 읽으면 또 하나의 수상자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배우가 읽도록 한 것”이라며 “(비록 수상자가 없더라도) 의미 있는 행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화상 수상을 경축하며 오슬로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횃불 행진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열린다. 이번 평화상 시상식에 수상자 본인과 대리인이 모두 참석하지 못한다면 이는 1935년 수상자인 나치 치하의 독일 언론인 카를 폰 오시츠키 이래 첫 사례가 된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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