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여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전개되는 브라질의 ‘마약소탕전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27일 군경은 리우데자네이루 시의 슬럼가를 포위하고 이곳에 숨어 있는 마약조직을 향해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군경과 마약 조직 간 치열한 교전으로 지난 일주일간 마약조직원을 중심으로 약 50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리우 시 일원에는 휴교령이 내려지고 치안불안에 인적이 끊기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브라질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은 21일부터 본격화했다. 경찰의 진압작전으로 자신들의 ‘영역’이 위협받자 갱단은 이날 시내 경찰서를 급습하고 버스와 자동차에 불을 지르며 저항했다. 평소 같으면 주요 관광지에 번지지 않을 정도로만 사건을 수습하기에 바쁜 경찰은 이번만큼은 전에 없는 강경대응에 나섰다. 월드컵과 올림픽을 앞두고 최근 국제사회에 불거지는 치안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다. 이날부터 28일까지 마약조직원 40여 명이 사살되고 200명가량이 체포 및 구속됐다.
리우 시의 마약소탕작전은 범정부적 지원을 받아 총력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재까지 중무장 경찰 2만여 명을 비롯해 장갑차 10대, 공군헬기 2대 및 군인 800여 명이 작전에 투입됐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마약조직을 완전히 소탕하기 위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약조직과 슬럼가의 빈곤 문제, 높은 범죄율은 큰 국제행사를 준비하는 이 나라에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인구 1500만 명의 리우 주에서는 지난해에만 무려 약 5800명이 살인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
군경은 25일 마약조직원의 본거지인 리우 시 외곽의 슬럼지역 빌라크루제이루를 무력으로 점령했다. 이어 조직원 600여 명이 피신해 있는 인근 슬럼마을 알레망의 진출입로를 봉쇄한 채 27일 해가 지기 전까지 투항할 것을 주문했다. 아직 얼마나 많은 조직원이 자진 투항을 했는지, 군경이 통첩 시한을 어긴 이들에게 언제쯤 기습공격을 단행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수십 년간 마약갱단의 범죄와 폭력, 이를 더 악화시키는 부패 경찰의 문제로 신음해 온 리우 시의 주민들은 정부의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일단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잇단 총격전과 단전, 식료품 부족 등으로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빌라크루제이루에서 완구상점을 운영하는 마리자 씨는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영업을 하지만 (총격전이 다시 벌어지면) 10분 만에 다시 가게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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