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부시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동북아정책연구실장은 2일 "북한이 추가로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국과 미국은 이런 가정에 입각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주기적인 도발은 북한의 전형적인 '게임플랜'의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배경에 대해 "북한은 제한적 군사도발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해 자제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이런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시 실장은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과 관련, "나약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상황이 심각하게 발전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한국의 딜레마"라며 "북한의 도발이 계속된다면 한, 미는 대북 대비태세를 일정 부분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협의를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상 북한을 지지하면서 동시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이런 제안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협의가 아니라 북한의 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한, 미, 일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절한 시기와 적절한 상황이 된 상황에서 북한과 대화하는 것까지 거부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다만, 중국이 제안한 협의는 대화가 아니라 미국 정부가 밝힌 것처럼 북한의 선전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부시 실장은 "중국이 계속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은 북한이 갈수록 더 큰 위험을 감수하도록 하는 백지수표를 주는 꼴"이라고 지적한 뒤 "중국 스스로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번 연평도 포격 도발이나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중국이 이를 깨닫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을 계속 옹호함에 따라 한중관계가 악화한다면 중국의 국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확히 몇 퍼센트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배제할 수 없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면서 "그 파급력을 생각할 때 확률이 낮더라도 (한.미는) 급변사태를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실장은 또 최근 위키리크스 파문에 언급, "미국의 위상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친 재앙"이라고 규정한 뒤 "시스템적인 문제가 아니므로 결국에는 해결되겠지만, 미국이 다른 나라의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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