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안당국이 의회 내에서 간첩 활동을 해온 혐의로 한 러시아 여성을 적발해 추방령을 내렸다고 영국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선데이타임스는 이날 영국 국내정보국 MI5가 하원 국방특별위원회 마이크 행콕 자유민주당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해 온 카티아 자툴리베테르(25·사진)의 간첩 활동 행위를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의회 내에서 러시아를 위한 간첩활동 혐의가 드러난 것은 냉전 종식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러시아 대외정보국(SVR)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신문은 자툴리베테르가 러시아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행콕 의원에게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주 경찰에 체포됐으며 본국 송환을 앞두고 영국 내 한 보안시설에 구금돼 있다. 자툴리베테르에 대한 추방령은 테레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의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행콕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에 대한 이 같은 간첩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다. 행콕 의원은 “자툴리베테르는 러시아 스파이가 아니며 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그 역시 자기가 잘못한 것이 없다면서 추방 명령에 항소했다”고 말했다.
선데이타임스는 최근 몇 주간 행콕 의원실이 국방 문제와 관련된 많은 사안을 정부 측에 질문했는데 여기에는 영국이 보유한 핵무기 목록, 세계 각지의 잠수함 기지 위치 등도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2006년 런던에서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암살된 이후 악화돼 온 양국의 외교관계를 더 경색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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