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도메인 차단 이어 온라인 후원 계좌까지 끊겨어산지 체포 임박… 국경없는기자회 “검열하나” 비난
폭로 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설립자의 수배령, 서버와 도메인 차단에 이어 돈줄까지 끊기는 사면초가에 처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4일 온라인 대금 결제 및 송금 서비스업체인 ‘페이팔’은 “위키리크스의 운영자금을 모으는 데 이용됐던 후원계좌를 닫는다”고 발표했다. 페이팔은 이날 블로그에 올린 성명에서 “우리 결제 서비스가 불법활동을 부추기고 돕거나 전파하는 데 사용될 수 없다”며 “서비스 제공자 정책을 위반했다는 판단에 따라 위키리크스 후원계좌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의 자회사인 페이팔은 위키리크스에 활동자금을 후원해 온 주요 돈줄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자금줄로 알려진 독일의 한 단체가 지난달 독일 신문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페이팔 등을 통해 전 세계에서 자금을 지원 받은 위키리크스는 운영비용으로 연 20만 달러를 써왔다. 위키리크스는 즉각 트위터를 통해 페이팔의 이번 조치를 “미국 정부의 압력 때문”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지난달 28일 미국 외교 전문(電文) 25만여 건을 공개한 위키리크스는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압박에 시달려왔다. 위키리크스에 서버를 제공했던 아마존닷컴은 2일 언론과 정치권의 비난이 빗발치자 서버 제공과 관련 서비스를 모두 끊었다. 다음 날 인터넷 도메인업체 에브리DNS도 “위키리크스 홈페이지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의 표적이 됐다”며 서비스 중단을 발표했다. 그러자 위키리크스는 서버를 다른 곳으로 분산 배치했으며 스위스 도메인으로 새 홈페이지(wikileaks.ch)를 열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 씨의 체포도 임박해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현재 영국에 머물고 있는 어산지 씨는 내주쯤 체포될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 관계자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최근 스웨덴 법원은 여성 2명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어산지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인터폴은 ‘적색경보’를 내고 회원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내년 1월 위키리크스 청문회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미국 정치권 또한 어산지 씨가 체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왜 어산지를 알카에다나 탈레반 두목들처럼 긴급하게 체포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위키리크스에 가해지는 전방위 압력에 대해 정당성과 실효성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4일 어산지 씨에 대한 개인적인 공격을 비난하며 “서버 차단과 사이버 공격, 정치적 압력은 투명성을 위해 봉사하는 단체를 검열하는 시도”라고 말했다. 한편 AFP통신은 “위키리크스 홈페이지(wikileaks.org)를 폐쇄하려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반발한 누리꾼들이 하루 만에 수십 개의 위키리크스 복사 사이트(미러사이트)를 열고 있다”며 이를 ‘스트라이샌드 효과(Streisand effect)’라고 지칭했다. 스트라이샌드 효과는 정보를 검열하거나 삭제하려다 그 정보가 더 확산되는 인터넷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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