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호전적 외교로 세계의 친구들 잃어” 새로 드러난 中관련 전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6일 03시 00분


“구글 中철수, 고위정치인에게 찍힌 탓”

중국이 힘을 과시하는 ‘호전적인 외교정책’을 펼침에 따라 세계의 친구들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존 헌츠먼 주중 미국대사는 2월 본국에 보낸 전문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인도 일본 아프리카 외교관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이 자기주장을 지나치게 내세워 각국의 분노와 반발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에 따르면 영국의 한 외교관은 “지난해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 회의에서 중국 관리들의 행동이 매우 충격적이었다”면서 “너무 무례하고 교만해 영국과 프랑스가 공식적으로 항의했다”고 말했다. 주중 인도대사는 중국의 고압적인 태도 때문에 인도와 미국이 더 많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외교관들은 정상회의 준비 과정에서 중국 외교관들이 너무 공격적이고 비협조적이라고 불평했다. 나이지리아의 한 관리는 “중국이 원조를 앞세워 에너지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모로코의 외교관은 “중국이 무역 파트너 국가를 이렇게 무시한다면 세계의 지도국으로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올 3월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된 것은 중국 고위 정치인의 개인적 불만에서 비롯된 당국의 조직적인 해킹과 감시 때문이라고 외교전문이 기술했다. 이 전문에 따르면 중국 정치국의 한 중진이 구글에서 자신에 관한 비판적인 기사들을 발견한 뒤 적대적인 태도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국의 다른 고위 인사와 함께 구글에 대한 엄격한 검열과 사이버 공격을 지시하고 감독했다고 한다. 구글에 대한 공격에는 구글의 e메일 시스템 지메일(gmail)을 사용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의 인터넷 계정 해킹도 포함됐다. 또 이 고위 정치인이 자신의 이름에 대한 구글 검색 결과를 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정부는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3개 통신회사에 구글과의 사업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주중 미대사관은 전문에 “중국의 고위 소식통은 구글에 대한 공격은 중국의 인터넷 검색 시장을 장악하려는 구글 견제와는 관계없이 100%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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