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백악관 최장수기자 토머스 또 ‘설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7일 1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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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 유대주의 발언 때문에 최장수 백악관 출입 기자의 영예를 상실한 헬렌 토머스(89)가 또 다시 유대인과 관련된 `설화(舌禍) '에 휘말렸다.

6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토머스는 최근 미시간주 디어본에서 아랍계 미국인들에 대한 인식을 주제로 열린 워크숍에서 "우리는 아랍인들을 반대하는 선동가들에게 사로잡혀 있다. 그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시온주의자들이 의회 백악관 할리우드 월스트리트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계 단체가 후원한 이 워크숍에 참석한 300여명의 청중들은 당시 토머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지만 유대인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주류사회의 반응은 싸늘했다.

반(反) 명예훼손 연맹의 에이브 폭스만 국장은 지난 3일 토머스에 수여된 모든 상훈을 철회할 것을 미 전역의 저널리즘 스쿨에 촉구했고, 그로부터 수 시간이 지난 뒤 토머스의 모교인 웨인주립대학은 토머스에게 줬던 `다양성의 정신상(Spirit of Diversity Award)'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토머스로서는 공교롭게도 인종적.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행사에서 한 발언 때문에 다양성 진작에 기여한 공로로 받은 상을 잃은 것이다.

웨인주립대는 성명을 통해 "공립대학으로서 웨인주립대는 자유로운 발언과 열린대화를 장려하고, 다양한 의견을 존중한다"면서 "그러나 학교는 헬렌 토머스가 회의에서 한 반유대주의 발언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1942년 웨인주립대를 졸업한 토머스는 5일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와의 회견에서 웨인주립대가 "학문의 자유를 저버렸다"면서 "학생들에게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웨인주립대의 지도자들은 수정헌법 제1조를 조롱했고, 그것에 내재된 언론과 출판의 자유에 대한 이해심을 훼손했다"고 부연했다.

레바논계 미국인인 토머스는 지난 6월 백악관에서 열린 유대인 행사때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을 떠나 폴란드나 독일로 가야 한다"고 발언한 동영상이 유포된 뒤 논란이 일자 자신이 소속돼 있던 `허스트 뉴스 서비스'에서 사직했다.

현역시절 토머스는 백악관 출입기자로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제35대.1961~1963년 재임)부터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무려 10명의 전현직 대통령을 취재한 미국 언론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사임 직전까지 백악관 브리핑룸 맨 앞줄 중앙의 고정석을 배정받는 등의 예우를 누렸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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