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후계자 김정은을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발견됐으며, 이는 김정은에 대한 대대적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됨을 알리는 신호라고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 메일이 보도했다.
7일(현지시각)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방북한 캐나다인 퍼시 툽 변호사가 김정은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그림을 함경북도 나선시의 나진 미술관에서 촬영, 이 신문에 제보했다.
제목이 없는 이 그림은 성당 등 서양식 건물이 있는 풍경을 배경으로 북한식 교복 차림의 한 학생이 거니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이 신문이 여러 북한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대다수가 그림 속 인물이 김정은으로 추정된다고 답했다.
북한 전문가인 브라이언 마이어스 동서대 교수는 "제목도 없는 그림 한 장을 갖고 완벽히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김씨 일가가 아닌 일반 학생을 이런 그림으로 다루는 것은 상상할 수 없으며, 분위기나 구도가 김일성, 김정일의 젊었을 때를 그린 그림들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그림의 배경이 김정은이 유학했던 스위스로 추정되며, 그림 속 인물이 북한 교복을 입고 해가 뜨는 동쪽 방향을 응시하고 있는 것은 김정은이 서방세계를 배우기 위해 유학을 갔으면서도 북한을 항상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었음을 상징한다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다만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이 인물이 김정은이 아닌 김일성이다. 배경과 교복을 보면 의심의 여지없이 1920년대다"라고 밝히는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 그림의 정체에 대한 이견이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실제로 그림의 먼 배경에는 동양식 가옥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있어 이 그림이 실제로 김정은을 다뤘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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