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지 배포 ‘보험용 파일’ 공개 못막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0일 03시 00분


CNN “256비트 암호로 보호, 사전 방어 불가능”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 씨가 ‘최후의 순간’에 대비해 수많은 지지자에게 배포한 ‘보험용’ 파일이 세상에 공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어산지 씨는 자신이 죽거나 위키리크스가 파괴된다면 보험용 파일에 담긴 비밀정보가 공개될 것이라며 이를 막는 건 불가능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CNN방송은 9일 이러한 경고가 결코 허풍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많은 보안전문가는 ‘insurance.aes25’라는 이름이 붙은 이 파일이 강력한 256비트 암호로 보호받고 있어 이를 해독해 불능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문자와 숫자, 상징 등으로 이뤄진 복잡한 암호를 풀려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20년 이상 컴퓨터보안 업무를 다뤄온 헤무 니검 씨는 “대부분의 경우 56비트의 암호도 안전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어산지 씨가 (이보다 훨씬 강력한) 256비트 암호를 사용했다는 것은 ‘나는 당신이 암호를 풀려고 시도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용 파일에 들어 있는 비밀정보의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최후’를 대비해 만든 만큼 기존 폭로 내용보다 강도가 센 비밀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1.4GB(기가바이트)에 달하는 이 파일은 위키리크스가 이번에 터뜨린 25만 건의 미 국무부 외교전문을 포함해 아프가니스탄전쟁 관련 문건 9만 건, 이라크전쟁 관련 문서 40만 쪽이 모두 들어갈 만큼 방대한 양이라고 CNN은 전했다. 어산지 씨는 보험용 파일에 든 비밀정보에 대해 ‘수정되지 않은 원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어산지 씨 측 변호인은 보험용 파일에 핵무기 정보가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완전히 과장된 것”이라며 부인했으나 자세한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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