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임기를 시작하는 하원 다수당을 장악한 공화당은 8일(현지 시간) 당 소속 하원의원 전체회의를 열고 차기 의회를 이끌어 갈 상임위원장을 확정했다. 공화당의 34인 운영위원회는 전날 차기 하원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 주요 보직의 추천을 마쳤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다수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한다.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대외관계를 다루는 외교위원장은 쿠바 이민자 출신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의원(플로리다)이 결정됐다. 로스레티넌 의원은 성명서에서 북한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불량정권은 강경 대응(hard ball)이 아니면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우방을 강화하면서 미국의 적을 고립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대북 강경파로 통하는 그는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을 도우면서 국민을 착취하고 책임감 있는 국가로 행동하라는 요구를 거부하는 나라에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로스레티넌 의원은 국무부 예산과 국제원조 관련 예산 감축을 추진하는 한편 미국이 국제기구에 내는 분담금을 조정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재정지출 삭감 등 차기 의회의 최대 쟁점사안을 다루게 될 세출위원회 위원장으로 해럴드 로저스 의원(켄터키)이 결정했다. 세출위원장은 1조 달러 이상의 연방정부 예산을 배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요직으로 60명의 여야 하원의원으로 구성된다. 15선의 로저스 의원은 30년 이상 하원에서 활동해온 중진으로 막강한 자금모금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를 논의하는 세입위원장에는 예상대로 데이브 캠프 의원(미시간)이 올랐다. 세입위원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법 개혁에 따르는 예산 배정과 재정지출 감축 문제 등을 다루는 곳으로 차기 의회의 ‘전쟁터’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미국 내 각종 산업에 대한 감독권을 행사하는 에너지·상무위원장에는 중도 성향의 프레드 업턴 의원(미시간)이 야당 간사로 활동해온 조 버턴 의원(텍사스)을 물리치고 결정됐다. 또 금융위원장은 그동안 야당 간사로 활약해온 스펜서 바커스 의원(앨라바마)이 피터 킹 의원(뉴욕)과 ‘지한파’ 에드 로이스 의원(캘리포니아)의 도전을 물리쳤다.
한편 하원 세입위 민주당 간사로는 리처드 닐 의원(매사추세츠)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세입위원장으로 한미 FTA를 가장 강력하게 반대해 왔던 샌더 레빈 의원(미시간)은 민주당 운영위 투표에서 22 대 23으로 닐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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