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의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 누출 공방이 미국 대 반(反)미국 또는 반(反)서방 구도로 확산되고 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 씨의 체포에 항의하는 누리꾼의 사이버 공격이 확대되는 가운데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이 사건과 관련해 미국 등 서방진영을 비난하고 나섰다.
푸틴 총리는 9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프랑스의 프랑수아 피용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왜 어산지 씨가 감옥에 갇혔느냐. 과연 이것이 민주주의인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서방 국가가 러시아에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이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총리의 이 같은 반응은 최근 공개된 미국의 외교전문이 러시아를 부패하고 비민주적인 관료국가로 묘사한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도 어산지 씨에게 ‘연대감’을 표시하면서 “그를 구금한 서방국가의 조치는 표현의 자유를 역행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리아의 한 공식행사에 참석해 “어산지 씨가 체포됐는데 왜 다른 나라는 이를 비난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나바네템 필라이 유엔 인권수장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키리크스에 대한 자금 및 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중단시키라는 압력이 민간 기업에 가해지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의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위키리크스 지지자들의 잇단 사이버공격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지켜보고 있다”며 “기밀 폭로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 법정에 서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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