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증대 칼 뺀 美 “中 만리장벽 넘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4일 03시 00분


오늘부터 美서 양국 경제회담… 지적재산권-환율 등 접전 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5년간 수출 2배 늘리기를 통한 ‘미국경제 살리기’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달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을 타결한 데 이어 미국은 이번 주 중국, 유럽연합(EU)과 잇따라 고위급 경제회담을 갖는다. 목적은 무역장벽을 없애 미국의 수출을 늘리는 것이다. 이번 회담은 오바마 행정부의 역량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미 언론은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은 14, 15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연례 통상무역위원회(JCCT)를 연다. 미국에서는 게리 로크 상무장관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하며 중국에서는 왕치산(王岐山) 국무원 부총리가 100여 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에 온다.

이번 연례협의회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의회로부터 미국산 쇠고기와 컴퓨터 소프트웨어 부문 교역에서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미 의회는 과거 중국과의 연례협의회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시장 접근에 대해 구체적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는 불만이 큰 상태다. 의회에선 로크 장관과 커크 대표에게 중국의 미국산 소프트웨어 등 지적재산권의 불법 복제행위를 막고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도록 중국을 압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중-일 양국 간 영토분쟁 이후 논란이 된 희토류 수출 규제를 완화하는 문제도 논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정부 조달시장에 참여하려는 미국 기업은 지적재산권을 중국 기업에 넘기도록 한 중국의 자주혁신 정책도 도마에 오를 예정이다.

공식 의제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올해 중반 이후 위안화 절상 폭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며 재차 중국을 압박할 계획이다. 미국은 내년 1월 중순 예정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이번 회담에서 성과가 있어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존 프리스비 미중경제협의회장은 “중국은 입법이나 제재가 아닌 대화를 통해 양국 간 경제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이런 태도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회담에 이어 16, 17일에는 EU와 ‘대서양 양안 간 경제회의(TEC)’를 개최한다. 마이클 프로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경제담당 부보좌관과 카럴 더휘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서 무역규제 완화와 2011년 도하개발 어젠다(DDA) 타결 문제를 집중 논의한다. 9년간 이어진 DDA 협상이 이번에도 진전을 보이지 못할 경우 일각에서는 미국과 EU가 대서양 양안 간 FTA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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