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회복 불충분… 양적완화 기조 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6일 03시 00분


FRB “6000억달러 국채 매입 계속 할것”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업률을 낮추기에는 불충분해 총 6000억 달러 규모의 장기물 국채 매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초 발표한 장기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FRB는 이날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성명은 “경기 회복은 계속되고 있지만 속도 면에서 실업률을 끌어내리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가계의 소비지출은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높은 실업률과 더딘 소득 증가 및 신용 경색으로 여전히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주들은 여전히 고용을 늘리는 데 주저하고 있고 주택부문은 침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최근 경기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FRB는 앞으로 채권매입 상황을 계속 면밀하게 모니터할 것이라고 밝혀 경기상황에 따라 양적완화 규모를 더 늘릴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정책금리는 연 0∼0.25% 수준으로 동결하고 앞으로 상당 기간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방침을 확인했다. FRB의 정책금리는 2008년 12월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춰진 후 2년째 묶여 있다. 이처럼 FRB가 양적확대 정책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매달 750억 달러씩 총 6000억 달러 규모의 장기물 국채를 내년 2분기(4∼6월)까지 계속 사들일 계획이다. FRB는 정기적으로 국채 매입 규모와 속도를 점검하면서 고용 및 물가안정을 목표로 국채 매입 계획을 조절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은 지난달 초 FRB가 발표한 6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FRB가 이 같은 비판에도 양적완화 정책을 고수하기로 한 것은 국채 매입을 통한 자금공급이 성장과 고용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편 이날 성명 채택 과정에서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반대했다. 그는 1월 FOMC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이사로 참여한 후 올해 열린 회의에서 매번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그는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국채 매입을 통해 양적완화 조치를 하는 것이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고 금융시장에 투기열풍을 몰고 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호니그 총재는 벤 버냉키 FRB 총재의 정책을 ‘위험스러운 도박’ ‘악마와의 거래’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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