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런민(人民)라디오의 기자는 해발 3750m에 위치한 가룽라(알隆拉) 터널이 뚫렸다는 소식을 어머니에게 전화로 전하면서 이렇게 울먹였다고 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짱(西藏)자치구(티베트) 모퉈(墨脫) 현과 보미(波密) 현을 잇는 모퉈 도로의 최대 난코스인 3km 길이의 가룽라 터널이 15일 뚫리면서 조만간 중국 2100여 개 현이 모두 도로로 연결된다고 이날 전했다. 이 통신은 이 도로공사는 칭짱(靑藏) 철도 건설에 비견될 만큼 고난도 공사라고 전했다. 이번 터널 관통으로 이 도로 개설의 최대 장애물을 해결했다.
히말라야 산맥에 둘러싸인 인구 1만1567명의 모퉈는 ‘고원의 외딴섬’으로 불리는 곳. 인도와의 접경지대로 지형이 매우 험해 중국 현 가운데 유일하게 현을 잇는 자동차도로가 없다.
이 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40여 년 동안 117km에 이르는 이 도로를 개설하는 데 실패를 거듭하는 등 분투해 왔다. 보미에서 모퉈로 가려면 해발 4000m 이상의 설산인 가룽라와 둬슝라(多雄拉)를 넘어야 한다. 도로 개설은 1962년 처음 시도됐다. 하지만 당시 8km만 닦은 상태에서 열악한 환경으로 건설노동자 8명이 숨지면서 무산됐다. 1975년 공사를 재개해 80km를 놓았으나 당시 기술 수준으로는 더는 진행할 수 없어 1980년 공사를 다시 중단했다. 1994년 마침내 도로를 간신히 놓았고 자동차가 처음 모퉈까지 운행했다. 하지만 도로 상태가 불안정하고 산사태 등으로 많은 구간이 붕괴하면서 다시 통행이 금지됐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2002년부터 도로 개설 관련 연구와 탐사를 벌였고 2009년 약 9억5000만 위안(약 1615억 원)을 투입해 다시 도로 개설에 들어갔다. 아직 모퉈까지 90km가 남았지만 이 터널로 설산을 넘는 구간을 해결했기 때문에 내년 말이면 도로 전체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다.
이곳은 해발 7000m에서 해수면 아래 200m까지 고도차가 매우 크고 6개의 강이 거대한 협곡을 통해 흐르는 지역. 이번 공사에는 레이더로 지질을 먼저 파악해 시공하는 등 첨단기술을 동원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지진 등 지각운동이 매우 활발하고 지형의 경사도가 매우 가파르다. 일교차가 섭씨 30도를 넘는 극한 환경 속에 11곳의 대형 단층(斷層)지대 등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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