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난 어산지 “더 많이, 더 빨리 폭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8일 03시 00분


“美로 송환되는 건 크게 걱정돼”

영국에서 보석 판결을 받고 풀려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 씨(39)는 앞으로 더 많은 정보를 더 빠르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산지 씨는 17일 자신의 거주지역으로 제한된 서퍽 주 벙기에서 가진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다시 돌아와 우리의 배(위키리크스)를 지휘하게 됐으니 더 많은 정보가 더 빠른 방식으로 공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수감됐을 때도 정보 공개가 계속된 것에서 알 수 있듯 정보 공개는 내가 없어도 착착 진행되도록 준비가 끝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미국으로 송환될지 모르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는 걱정을 드러냈다.

전날 저녁 거주제한 등의 조건이 붙긴 했지만 자유의 몸으로 런던 항소법원을 떠나면서 그는 취재진에 “미국 검찰이 나를 간첩죄로 기소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변호사에게서 전해 들었다”며 “(현재 문제가 된 성폭행 혐의로) 스웨덴에 송환되는 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니지만 미국으로 송환되는 건 훨씬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떻게 어산지 씨를 미국으로 송환할지는 미국에서도 논란이다. 16일 미 하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미국법 전문가들은 그를 기소하는 데는 디지털 시대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낡은 간첩법 조항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케네스 웨인스타인 검사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마지막으로 적용된 간첩법으로 기소 절차를 밟는 것은 너무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어떤 언론조직도 유출 혐의로 공판에 회부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어산지 씨가 25만 건의 외교전문을 빼내 위키리크스에 넘긴 것으로 알려진 브래들리 매닝 육군 일병(수감 중)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미 법무부가 찾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어산지 씨는 “나는 매닝 일병과 지금까지 만난 적도, 이야기를 하거나 e메일을 교환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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