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과 한파에 영국이 묶였다. 최대 명절인 성탄절을 맞아 해외로 출국하려던 수십만 명의 발이 묶이고 곳곳에서 기차 승객들이 오지에서 추위에 떨다 구조되는 비상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영국의 관문 히스로 공항은 21일 저녁 두 개의 주요 활주로 가운데 18일부터 폐쇄됐던 남부 활주로를 열고 운항 기능의 3분 1 정도를 회복했지만 금주에는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항 측은 “예약자들은 공항 홈페이지에서 해당 비행기의 운항 예정 안내가 있기 전까지는 공항에 오지 말라”고 부탁했으나 군의 지원 제안은 거절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까지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히스로 공항의 상황이 개선되는 데 이토록 시간이 걸리는 건 정말 실망스럽다”며 “공항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장비와 군대까지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영국 기상청은 “성탄절 다음 날인 26일까지 눈이 녹을 가능성이 없다”며 “웨일스와 미들랜드 지역에는 눈이 더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 히스로 공항 출국 예약자는 18만9000명이었으나 공항은 752편을 취소하고 600여 편만 운항했다. 예약자가 22일은 20만6000명, 23일 21만2000명,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는 15만5000명에 이른다.
철도의 경우 100여 명의 승객을 태운 런던발 애슈퍼드행 기차가 폭설로 오지에서 운행을 멈춘 뒤 무려 6시간 만인 21일 오전 3시에 간신히 구조되는 일도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백화점과 상가에서는 매출이 지난해보다 20∼50% 줄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공항도 눈 때문에 21일 오전 300여 편의 비행기 운항이 취소됐다. 유럽 전역의 비행 취소는 20일 약 3000편, 21일 1100편에 이르렀다.
케냐 모로코 등 유럽 관광객들이 몰리는 아프리카 국가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성탄절 관련 선물과 화물의 도착이 늦어져 피해도 적잖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에어프랑스 관계자는 “폭설 피해가 2000만 유로에 이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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