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中유학생 41% “反韓감정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3일 03시 00분


체류 길수록 ‘반한’ 높아져… 38% “베이징 올림픽때 촉발”

국내 중국 유학생들은 중국인의 반한(反韓)감정이 높아진 계기를 베이징 올림픽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에 오래 머무를수록 반한감정도 점차 커지며 부유층일수록 정도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교육개발원과 이준식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국내 15개 대학의 중국 유학생 12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드러났다. 연구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중국 유학생 중 반한감정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1%였다.

특히 체류기간이 길어질수록 반한감정은 높아졌다. 한국 체류기간 1년 미만인 중국 유학생은 28%, 2·3년은 46%, 3·4년은 57%가 “반한감정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반한감정을 강하게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34%는 유학 오기 전 한국에 대해 긍정적이었다고 답했다.

한국 생활 중에 유학생들이 반한감정을 갖게 되는 이유로는 ‘일부 언론의 반한감정 왜곡보도’, ‘중국인 차별·무시’라는 답변이 1, 2위를 차지했다. 또 중국 내 반한정서가 언제부터 생긴 것 같냐는 질문에 38.5%가 베이징 올림픽을 꼽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성화가 서울에서 봉송될 때 반중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을 중국 유학생이 폭행한 사건이 반한감정을 더욱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당시 인터넷에는 중국인 비난여론이 확대되면서 폭행에 가담한 유학생들의 인적사항이 공개되기도 했다.

중국 유학생의 반한감정은 반일(反日)감정보다 점차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학생 21.9%가 ‘한중관계는 나빠지고 중-일관계는 좋아졌다’고 답했지만 ‘한중관계는 좋아지고 중-일관계는 나빠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13.6%에 그쳤다. 또 유학생들은 “한일 경기를 할 때는 일본보다 한국을 응원하고 싶다”는 응답을 많이 했지만 ‘배울 점이 많은 나라’, ‘좋은 상품’을 묻는 질문에는 일본을 선택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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