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북한 싸고돌기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연평도 인근에서 20일 실시된 한국군의 사격훈련에 대해 "역사적으로 미국을 쫓아다니던 한국과 일본은 단맛과 쓴맛을 다 보았다"며 비판했습니다. 북한의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에는 입도 뻥긋 않고 방어를 위한 주권국가 영해내의 사격훈련만 트집잡은 것입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의 자매지 환추시보는 20일자 사설에서 북한이 남한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응공격을 하지 않은 데 대해 "세계인에게 절제를 보여줬다. 박수를 보낸다"고 극찬했습니다. 반면 남한에 대해선 '세살짜리 아이''도발자 지위' 운운하며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정의와 균형을 심하게 잃은 이런 나라가 과연 한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앞서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도 한반도 비핵화와 9·19 공동성명의 원칙에 따라 핵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9·19 공동성명 취지를 망각·왜곡한 억지 주장입니다. 2005년 9·19 공동성명에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과 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의무를 다하고 난 뒤에야 핵에너지의 평화적 권리를 갖도록 돼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를 정면으로 어기고 버젓이 핵폭탄 실험을 했습니다. 플루토늄에 이어 우라늄 핵폭탄 제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냈습니다. 세 번째 핵실험까지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해 핵의 평화적 이용 주장이 성립하려면 북한이 먼저 NPT에 즉각 복귀해 감시·감독을 받고 회원국의 의무부터 준수해야 할 것입니다.
추가적 핵활동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9·19 공동성명을 스스로 짓밟은 북한을 중국이 무리하게 싸고도는 것은 안보리 이사국의 자격마저 의심스럽게 만드는 언동입니다. 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에 핵무장 경쟁을 불러일으킬 북한의 위험한 불장난을 비호할 게 아니라 따끔하게 꾸짖어야 할 때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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