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국회의사당 내 7m 난간에서 복지예산과 공무원 임금 삭감에 반발한 한 남성이 국회의원들을 향해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 판은 루마니아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두 명의 자녀를 둔 국영 방송 엔지니어 애드리안 소바루가 23일 7m 높이의 국회의사당 2층 난간에서 몸을 던졌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소바루가 뛰어내리는 순간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소바루는 '너희들은 급소를 찔렀다. 너희들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죽이고 있다. 자유'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정부가 내 아이들의 빵을 빼앗아 갔다"고 외친 후 난간에서 뛰어 내렸다.
갑작스런 사고로 루마니아 국회는 난장판이 됐다. 당시 국회에는 에밀 보크 루마니아 총리가 긴축재정을 추진하기 위해 자신의 신임안 투표를 앞두고 개회인사를 하던 중이었다. 사고 후 총리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소바루의 투신은 경제위기에 따른 루마니아 정부의 복지예산 감축과 공공 근로자 임금 삭감에 따른 분노의 표출로 현지 언론은 해석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복지 예산 삭감의 일환으로 장애우와 자폐성 질환에 대한 보조금을 줄였다. 이에 자폐아 자녀를 둔 소바루는 보조금이 삭감되고 임금까지 줄자 이런 과격한 행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2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루마니아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부가가치세를 19%에서 24%로 5% 인상하고, 공무원 임금을 25% 삭감하는 등 여러 긴축 조치 등을 시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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