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개월만에 금리 또 전격 인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7일 03시 00분


중국이 성탄절인 25일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올해 10월 19일 이후 두 번째로 긴축정책의 확실한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26일부터 1년 만기 대출금리를 5.56%에서 5.81%로, 1년 만기 예금금리를 2.50%에서 2.75%로 각각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또 2년 및 3년 만기 예금금리는 0.3%포인트, 5년 만기 이상 예금금리는 0.3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조치는 올해 6차례의 지급준비율 인상과 1차례 금리 인상 이후 나온 것이다. 특히 3일 열린 중국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기로 한 뒤 나온 첫 번째 금리 인상이다. 당시 정치국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유지하고, 통화정책을 ‘적당히 느슨한 정책’에서 중립 또는 긴축 기조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안정적 정책’으로 바꾸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번 금리 인상은 부동산 거품과 통화량 급증, 상품 가격 상승 등을 억제하려는 조치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11월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1%로 28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1∼11월 CPI 상승률은 3.2%로 중국의 물가억제 목표 3%를 넘었다. 11월 피부물가를 좌우하는 식품가격이 11.7% 올라 CPI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연말연초에는 성탄절과 위안단(元旦·신년), 춘제(春節·설) 등 물가상승 압력이 높은 시기가 이어진다. 게다가 내년은 12차 5개년 계획(12·5규획)의 1차 연도로 자금 투자가 집중 예정돼 있다. 여러모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이번 금리 인상에 대해 반관영 중국신문망은 이날 ‘긴축정책이 앞당겨진 것을 암시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금융연구소 바수쑹(巴曙松) 부소장은 이 기사에서 “중앙은행은 이번 조치로 정상화(긴축정책)를 더욱 가속화할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라는 무기를 내년 초 또는 내년 중에 빼들 것이라는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에 긴축정책의 선제적 실행 방침을 확실히 보였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 바 부소장은 “내년 1분기는 금리, 지급준비율, 환율 등이 모두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런민은행 후샤오롄(胡曉煉) 부행장은 최근 내년에 금리, 지급준비율 등 다양한 수단으로 ‘안정적’ 통화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본격적인 금리 상승 주기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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