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당국이 27일 오후 중국∼유럽 항로 3곳의 일부 구간을 35분간 폐쇄해 한국과 유럽을 잇는 일부 구간의 항공편이 지연 운항됐다.
27일 항공업계와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중국 다롄(大連)공항은 26일 전 세계 항공사와 항공 관련 기관에 보내는 항공고시보(NOTAM·Notice to Airman)를 통해 27일 오후 2시 45분(한국 시간 오후 3시 45분)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A-326, W-5, W-106 항로의 일부 구간을 폐쇄한다고 통보했다. 이들 항로는 다롄공항이 관제권을 갖고 있다.
이 세 항로는 중국과 유럽을 잇는 항공노선이자 한국과 일본을 출발한 항공기가 유럽으로 갈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항로다. 따라서 이 구간 항로가 폐쇄되면 우회 운항이 사실상 불가능해 폐쇄되는 시간만큼 지연 운항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날 중국의 항로 잠정 폐쇄로 대한항공 측은 런던과 프랑크푸르트 등으로 가는 8편이, 아시아나항공 측은 파리와 프랑크푸르트 등으로 가는 4편이 노선별로 1시간에서 2시간 가까이 지연 운항됐다고 밝혔다.
다만 27일 오후에는 인천국제공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항공기 동체의 얼음을 제거하는 작업도 이뤄져 출발 지연 시간이 더 길어졌다고 항공사 측은 설명했다. 활주로 제빙 작업 등으로 이날 인천공항은 출발 67편, 도착 17편 등 총 84편이 지연 운항됐다.
세계 각국 공항은 기상이변이나 안전조치 강화 등으로 공항관제가 필요할 때 특히 항로 주변에서 군사훈련이 있는 경우에는 세계 항공사와 항공 당국 등에 이 같은 사실을 전파한다. 보통 1주일 전에 통보하는데 이날 중국 당국은 하루 전에 급히 통보해 왔으며 상세한 폐쇄 이유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중국이 27일 오후 중국∼유럽 항로 3곳의 일부 구간을 폐쇄한 것에 대해 “중국에서 해당 지역이 위험설정구역이라는 설명과 함께 26일 오후 5시경 폐쇄 통보를 해왔다”며 “항로가 지나는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중국 항공 당국이 국제관례와 달리 항로 폐쇄 하루 전에 계획을 통보해 온 것이 최근 악화된 한중 관계와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등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와 외교 당국은 억측이라며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국토부 유병설 운항정책과장은 “중국이 처음으로 항로 폐쇄 요청을 한 것도 아니고 한국도 필요할 때는 요청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유 과장은 “다만 중국은 보통 일주일 전 항로 폐쇄를 통보하는 국제관례와 달리 하루 전 등 촉박하게 통보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