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알화 절상 등 신흥국 피해”… 美통화정책 비판서 급선회
“호세프 대통령 4월 방중때 위안화 절상 공식 제기할 것”
가파른 통화가치의 상승으로 고민 중이던 브라질이 마침내 위안화의 저평가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해 온 위안화 문제에 또 다른 신흥국인 브라질이 가세하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미국은 중국이 수출을 늘리기 위해 자국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있다며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브라질의 페르난두 피멘텔 상무장관은 “지우마 호세프 신임 대통령이 올 4월 중국을 방문할 때 환율 문제를 의제에 올릴 계획”이라고 3일(현지 시간) 밝혔다. 피멘텔 장관은 “환율과 무역 장벽이 앞으로 중국과의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며 “이는 브라질뿐 아니라 모든 신흥국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두 만테가 재무장관도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브라질은 헤알화의 가치 절상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최근까지 미중 환율 분쟁에서 양자를 모두 비난하는 애매한 태도를 보였지만 최근엔 미국의 통화정책을 더 비판하면서 같은 신흥국인 중국의 손을 들어주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여기엔 중국이 평소 브라질의 광물 자원을 대량으로 수입하는 ‘VIP 고객’인 점을 감안해 중국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헤알화 가치가 계속 상승하면서 수출시장은 물론이고 내수시장까지 중국의 값싼 수입품에 고전하기 시작하자 중국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중국이 미국의 환율 공격은 ‘부자 나라의 괜한 트집’이라며 무시할 수 있겠지만 브라질 같은 신흥국마저 자국을 공격하면 도덕성에 상처를 입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은 이미 지난해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에 400억 달러에 이르는 재정을 쏟아 부었으며 최근에는 중국산 완구에 대한 관세도 인상한 바 있다.
달러화에 대한 헤알화 환율은 4일 현재 달러당 1.66헤알로 최근 2년간 무려 40%가량 하락(헤알화 가치 상승)했다. 반면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6월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 복귀를 선언한 이후에도 3% 안팎 절상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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