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태평양의 산호초 섬 ‘오키노도리(沖ノ鳥)’에 배를 정박시킬 수 있는 접안시설을 건설하고 주변 해역에 대한 배타적경제수역(EEZ) 설정 명분을 강화하려는 것에 대해 중국의 반발이 거세다.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와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에 이어 또 다른 분쟁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부터 6년간 750억 엔(약 1조 원)을 들여 오키노도리에 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6일 보도했다. 높이 150∼200m 길이의 접안 시설에는 해양조사선 등이 정박하도록 할 계획이다. 일본은 10년 후에는 이 해역에서 로봇을 동원해 심해 희소금속 채굴도 상업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6일 “이는 해양조사 기지 건설을 빌미로 이 해역에서 활동이 빈번한 중국 해군의 활동에 대응하는 등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국 간 해양분쟁이 더욱 격렬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신문은 “일본은 오키노도리 반경 200해리에 EEZ를 설정하려고 하며 그 면적은 40만 km²로 일본 본토 면적(38만 km²)보다 넓어 EEZ 설정에 반대하는 중국과 마찰을 빚을 것”이라고 전했다. 환추시보는 “국제해양법협약 121조 3항에 ‘사람이 거주하지 않거나 경제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암초는 대륙붕이나 EEZ로 지정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다”며 오키노도리는 만조(滿潮) 시에는 수면 위로 노출되는 면적이 불과 10m²에 불과해 인공시설을 건설한다고 법적 지위가 달라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오키노도리는 일본 남쪽 1700km에 있는 산호로 이뤄진 2개의 암초로 대만과 괌의 중간쯤에 있다. 일본은 1931년 이곳을 일방적으로 자국 영토로 선언했다. 중국은 2009년 8월 대륙붕 확장을 협의하는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에서 일본이 이곳을 중심으로 EEZ를 설정하지 못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해 4월 접안시설 건설 예정 지역 해저지형 측량을 실시했으며 5월에는 오키노도리를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내용의 법률을 만들고 안벽(岸壁) 정비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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