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급한 불은 껐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국채발행 일단 성공… 전문가들 “결국 구제금융 요청하게 될 것”

유럽 주요국으로부터 구제금융을 신청하라는 압박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진 포르투갈이 무난하게 국채 발행을 마침으로써 일단 위기의 불을 껐다.

포르투갈 정부는 12일 12억5000만 유로(약 1조8125억 원) 규모의 국채를 10년물은 금리 6.719%로, 4년물은 5.4%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관심이 모아졌던 10년물 국채의 금리는 당초의 예상치 7% 전후보다 낮았다. 포르투갈이 지난해 11월 발행했던 국채 금리는 10년물이 6.8%, 4년물이 4.04%였다. 포르투갈 국채 10년물의 금리는 지난주 1999년 유로존 가입 이후 최고치인 7.193%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날 국채 발행 금리가 7%를 넘을 경우 구제금융 위기론이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제 소크라트스 총리는 이날 “포르투갈은 외부의 재정지원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단순히 외부 지원이 필요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언론은 포르투갈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유럽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국채 매입에 나섰고 프랑스와 독일이 유로존 사수를 위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 성공적인 국채 발행의 배경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13일 스페인의 채권 발행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시장도 호의적으로 반응했다. 12일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의 FTSE100 지수는 전날보다 0.61% 상승한 6,050.72, 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의 CAC40 지수는 2.15% 상승한 3,945.07,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의 DAX30 지수는 1.83% 오른 7,068.78로 장을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다우존스 스톡스 600 지수는 1.3% 상승한 285.65로 폐장해 28개월 만에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포르투갈의 주요 금융기관들과 그동안 낙폭이 컸던 스페인 그리스 등 재정위기 관련국들의 은행주도 일제히 10%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 역시 포르투갈의 국채 발행 성공으로 유로존의 재정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83.56포인트(0.72%) 상승한 11,755.44에 장을 마쳐 2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포르투갈의 위기설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BBC는 “이날 국채 발행 성공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시장 관계자는 포르투갈이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게 될 것이며 단지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보도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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