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상회담 앞두고 ‘中 옥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5일 03시 00분


재무장관 ‘위안화 절상’-상무장관 ‘지재권 침해’ 잇따라 압박
19일 오바마-후진타오 회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올리지 않는 바람에 세계 시장에서 미국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고 중국 경제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

“중국에서 컴퓨터 하드웨어 1달러어치를 팔면 소프트웨어는 고작 8센트밖에 안 팔린다.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88센트가 팔리는 것에 비하면 겨우 10분의 1이다. 중국은 지적재산권 침해가 활개를 치는 나라다.”(게리 로크 미 상무장관)

19일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주요 장관이 잇따라 공개 연설을 통해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12일 가이트너 장관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강하게 압박한 지 하루 만인 13일 로크 장관이 외국기업에 대한 문호를 더욱 넓힐 것을 중국에 촉구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14일 미 국무부 청사에서 바람직한 미중 관계를 주제로 연설한다. 국무장관을 비롯해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이 후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이처럼 공개 발언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이 컨트롤타워가 되고 주요 장관이 행동에 나서면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듯한 모양새다.

로크 장관은 13일 워싱턴 캐피털호텔에서 열린 미중경제협의체 초청 연설을 통해 “중국은 외국기업에 문호를 열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중국은 무역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로크 장관은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 기업은 여전히 중국 기업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고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가 심각하다”며 “중국은 미국과의 공정한 교역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1월 한 달 동안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는 256억 달러로 다시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로크 장관은 중국에 만연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해적행위 등 지적재산권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 정부가 강력히 지재권 보호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2520억 달러로 지난 한 해 전체 무역적자는 2008년의 268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가이트너 장관은 12일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강연을 통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거듭 압박했다. 1985년 이 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은 중국뿐 아니라 세계경제 전체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며 “중국 지도자들은 위안화 절상 속도를 가속화해야 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중국은 자산가치가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위안화 절상 문제뿐 아니라 지재권 침해 문제도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해결하라고 주문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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