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하야]무바라크 30년 철권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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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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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대통령직 사퇴… 軍에 권력이양” 술레이만 부통령 공식 발표

반정부 시위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온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사진)이 11일 밤(현지 시간) 마침내 하야했다. 지난달 25일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 17일 만이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이날 밤 긴급성명을 통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공식 사퇴했으며 군 최고지휘관 회의에게 권력을 이양했다고 발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퇴가 발표되자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등에 집결해 있던 시위대들은 기쁨의 함성을 지르며 “이집트는 이제 자유다”라고 외쳤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야권 지도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날이다. 이집트는 수십 년간의 억압에서 해방됐다”며 “아름다운 권력 교체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혼란에 빠진 이집트는 군이 전면에 나서 수습하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무바라크 대통령을 대신해 군이 이집트를 실질적으로 통치하게 됐지만 군이 민주주의를 향한 의미있는 개혁에 착수할지, 아니면 새로운 군부독재의 길로 나아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하야 성명이 발표되기 수 시간 전 AFP통신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수도 카이로를 떠났으며 현재 홍해 연안의 이집트 휴양지 샴 엘셰이크에 머물고 있다고 집권 국민민주당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미 에난 육군참모총장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위대는 11일 아침부터 카이로 타흐리르(해방) 광장 등에 집결해 ‘무바라크 즉각 퇴진’을 외치며 세를 과시했다. AFP통신은 전국적으로 최소 100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25일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다.

앞서 이집트 군은 11일 최고지휘관 회의가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점진적 권력 이양을 지지한다”고 밝혀 즉각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
카이로=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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