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이집트 시대]中언론, 하야소식만 ‘짤막보도’… 인터넷 검색 통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4일 03시 00분


■ 국제사회 반응

12일 페루 수도 리마의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이집트 국기를 얼굴에 그린 시민들이 모여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를 축하하고 있다. 리마=AP 연합뉴스
12일 페루 수도 리마의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이집트 국기를 얼굴에 그린 시민들이 모여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를 축하하고 있다. 리마=AP 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이집트 사태와 관련해 철저한 보도통제에 나섰다. 중국 언론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 소식을 긴급 뉴스로 보도했으나 사태의 원인 등 자세한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12일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와 베이징완(北京晩)보 등 주요 신문들은 관영 신화통신이 제공하는 ‘모범답안’을 토대로 이집트가 조속히 안정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언론이 자체 보도 없이 신화통신 기사만 싣고 있다. 신화통신은 시위 탓에 이집트는 무정부 상태가 됐고 인민의 일상생활이 파괴됐다고 전하는 등 주로 부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또 신랑(新浪) 써우후(搜狐) 텅쉰(騰訊) 등 대표적 포털사이트는 ‘이집트’를 검색어로 넣으면 “관련 뉴스는 법률에 따라 검색결과를 나타낼 수 없습니다” 라고 안내문이 나오면서 검색이 되지 않았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를 놓고 중동의 적수인 이란과 이스라엘의 반응이 엇갈렸다. 이란 외교부는 11일 성명을 발표해 “이집트 국민이 위대한 승리를 이뤄냈다”면서 “이집트 국민이 이 추세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모든 역사적인 요구를 현실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란 외교부는 이집트에서 시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친미정권인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슬람 강경세력도 이집트 시위를 “국민의 위대한 승리”로 치켜세웠다.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인 헤즈볼라는 “헤즈볼라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으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도 “이집트 시민혁명의 위대한 승리”라는 논평을 남겼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이웃 나라들의 민주적 정권 이양 작업이 순조롭길 바란다”는 짧은 논평을 남겨 불안한 속내를 애써 감추려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이집트 시위사태에서 적극적으로 정권교체를 요구해 주목받았다. 반 총장은 4일 영국에서 “이집트의 변화는 반드시 일어나야 하고 빠를수록 좋다”며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즉각적인 권력이양을 촉구했다. 평소 조용한 외교를 추구해온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 유엔 주재 이집트대표부의 항의를 불러오기도 했다. 유엔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집트 정국의 향방을 할 수 없던 때에 나온 반 총장의 발언은 무바라크 사퇴에 대한 국제적 여론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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