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최대 야권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이 정당을 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무슬림형제단은 15일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수년 전부터 정당을 설립하려 했지만 정당법의 규제에 막혀 좌절됐었다”며 “정당 설립의 자유에 대한 대중의 요구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정치정당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무슬림형제단은 반정부 시위 이후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이슬람 세력의 집권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자 “차기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를 내지도 않고 의회 다수의석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선 바 있다. 비록 구체적인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정당 결성 의사를 밝힘에 따라 향후 이집트와 중동 정세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대선까지 국정운영 전권을 쥐고 있는 이집트 최고군사위원회는 이날 퇴직 법관인 타리끄 알비슈리를 수장으로 하는 개헌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 중 한 명인 소브히 살레흐 변호사는 “국민의 열망을 반영하고 (정치활동을 위한) 모든 규제와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헌법 개정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최고위는 앞서 13일 야권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두 달 안에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청산을 위한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정부에서 일했던 고위 관료 등 측근 일부의 재산을 동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집트 당국은 민생경제를 정상화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아흐메드 알리 아불게이트 외교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겪은 이집트의 경제를 위해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공부문을 포함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파업과 시위가 확산되고 있어 정국 안정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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