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적인 이집트 통치에 나선 군부가 벌여 놓은 이권사업 때문에 민간에 쉽게 정권을 이양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군의 이권사업은 이집트 전체 경제력의 10∼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라디오방송인 라디오프랑스(RFI)는 14일 미국 해군대학원 로버트 스프링버그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집트 군부는 허수아비 민간 정부를 앞세워 실질적으로 국가를 지배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군부가 시장 개방을 주장하는 민간 경제 엘리트들을 쫓아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집트 군부 인사들은 30년 동안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집중 견제로 정치권에서는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그 대신 보상으로 경제적 이권을 받았다. 생필품부터 노트북컴퓨터, 리조트 사업에 이르기까지 이집트 군부 또는 퇴역 장군이 손을 대지 않은 분야가 거의 없을 정도라는 것. 스프링버그 교수는 13일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이집트 군부는 마치 족벌기업과 같다”라며 “무바라크 정권은 군부를 이용해 시장에 직업 개입함으로써 시장개방 요구를 억누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집트 야권은 군부가 정권 공백을 틈타 다시 권력을 쥐려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군부를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시위대 청년 조직은 18일을 ‘승리의 금요일’로 선포하고 10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앞으로는 시민의 요구를 수용한 군부에 경의를 표하면서 뒤로는 시위대 규모를 앞세워 군부를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한 청년 조직 관계자는 “지금까지 우리는 군부 계획을 듣기만 했지만 앞으로 우리 계획도 그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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