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역전’ 중국과 일본의 상반된 반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6일 03시 00분


中 “GDP 환상 벗어나야…” 자축보다 경계

“GDP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대국이 된다.”(공산주의청년단 기관보 중국청년보)

15일 중국 주요 언론은 일본의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발표로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도 자축보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가득한 논조의 기사들을 실었다. 그러면서 중국이 1인당 GDP에선 여전히 세계 100위권의 가난한 나라이고 일본은 배울 것이 많은 나라라는 점을 집중 강조했다.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위안강밍(袁鋼明) 연구원은 “현재 1인당 GDP에서 일본은 중국의 10배”라며 “중국이 가난한 국가라는 것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베이징(北京)대 광화(光華)관리학원 차이훙빈(蔡洪濱) 원장은 “경제와 교육 등 일본의 각 영역에서 중국이 아직 배울 것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 측 인사도 나섰다. 국가통계국 마젠탕(馬建堂) 국장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됐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된 것을 취급하자”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번 일로 중국 경계론이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 日 “경제 3위국이 왜 2위국 도와줘야 하나” ▼
“中, 더이상 개도국 아니다”… 경제원조 중단-지속 고민


‘왜 3위국이 2위국을 도와줘야 하나.’

세계 경제 2위 자리를 중국에 내주고 3위로 내려앉은 일본 정부가 중국에 대한 개발도상국 공적개발원조(ODA)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더는 개도국이 아닌 중국에 원조는 필요 없다”는 게 일본의 일반 정서. 게다가 일본의 2011년도 예산안에서 ODA 총예산이 전년보다 7.4%나 줄어든 와중에 중국을 도와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갤럽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 이상(52%)은 이미 중국을 세계 1위 경제대국으로 생각할 정도다.

그러나 중-일 외교관계를 강조하는 쪽에서는 “중국과의 교류 촉진을 감안해 당장 끊기는 어렵다”는 주장을 편다. 국내총생산(GDP)으로는 중국(5조8786억 달러)이 일본(5조4742억 달러)을 4000억 달러 이상 앞서지만 1인당 GDP로 따지면 중국은 아직 일본의 10%에 불과한 개도국이라는 것.

일본은 1979년 중국에 대한 ODA를 시작해 2009년까지 30년간 총 3조6412억 엔을 지원해 왔다. 그 덕분에 중국은 철도와 발전소 등 인프라 확충에 큰 도움을 받았다. 일본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해 원조액을 대폭 줄여 2009년에는 46억 엔으로 감소했다. 일본 외무성은 “독일 프랑스 등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ODA를 늘리는 상황에서 섣불리 원조를 끊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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