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반정부 시위 24시간 감시 ‘휴먼라이츠워치’ 뉴욕본부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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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4일 03시 00분


280여 지역 전문가 - 현지 정보원 수시 연락
언론통제 뚫고 리비아 - 이란 상황도 한눈에

22일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내 휴먼라이츠워치 본부에서 데이비드 시걸 연구원(앞) 등 중동·북아프리카팀이 심각한 표정으로 리비아의 시위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22일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내 휴먼라이츠워치 본부에서 데이비드 시걸 연구원(앞) 등 중동·북아프리카팀이 심각한 표정으로 리비아의 시위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우리는 지금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리비아 정권에 대항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재스민 혁명의 열기가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쓸면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다. 특히 외국기자를 포함해 기자들의 취재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는 리비아와 이란으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면서 AP와 AFP 등 세계 주요 외신들은 매일 시위 상황과 사상자 집계를 HRW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

22일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있는 HRW 본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했다. 데이비드 시걸 중동·북아프리카팀 연구원은 출근하자마자 인터넷 국제전화인 스카이프를 통해 리비아 내부 정보원들과 통화부터 했다. 상황은 안 좋았다. 리비아 내부 정보원으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종합 분석한 결과 대규모 학살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HRW는 즉각 ‘리비아 내 병원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트리폴리에서 21, 22일 이틀 동안 최소 62명의 시위대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보도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올렸다. 곧이어 관련 정보를 확인하려는 전 세계 기자들의 전화가 HRW에 폭주했고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CBS 등 주요 언론들은 이 자료를 인용해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시걸 연구원은 “뉴욕 본부에 4명, 세계적으로 20여 명의 중동 전문가가 리비아 이집트 이란 등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현지 정보원을 통해 매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와 이란처럼 외부 언론이 철저하게 차단된 곳은 스카이프를 이용해 정보원과 수시로 연락을 취한다”며 “다행히 미국 내 서버를 통해 접속하면 현지 정부가 이들의 위치를 알아 내지 못해 연락을 주고받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중동지역 연구원들이 수집한 정보는 새라 리 위스턴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에게 보고된다. 프랑스 르몽드 기자 출신인 필리프 볼로피옹 유엔협력지원 담당 국장은 위스턴 국장에게서 건네받은 정보를 토대로 유엔 주요 간부들에게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HRW는 뉴욕 본부를 포함해 런던 파리 제네바 브뤼셀 등 세계 14개 도시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280여 명의 지역별 인권 전문가가 전 세계 인권 상황을 24시간 내내 감시하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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