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재스민 혁명 발기자들입니다. 27일 오후 2시 23개 도시의 지정된 장소에서 만납시다.”
중국 민주화운동 단체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어 사이트 보쉰(博迅·www.boxun.com)은 24일 이런 내용의 ‘재스민 소집령’을 내렸다. 20일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 13개 도시에서 모이자고 한 후 두 번째다. ○ “27일 23개 도시에서 다시 만나자”
보쉰 사이트는 24일 발표한 통지문에서 “중국의 전제 정권은 믿음을 잃었으며 부패가 만연하고 관리와 관리 2세들이 모든 자원을 농단하고 있다”며 “재스민 혁명은 전 인민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매주 모여 소리 지르지도 말고, 소란을 피울 필요도 없으며 그냥 편안한 복장으로 모여 웃으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이징 왕푸징(王府井), 상하이의 난징둥(南京東)로 등 23개 도시의 집합 장소를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집결지는 신장(新疆)위구르족 자치구의 우루무치(烏魯木齊)와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 등 전국에 걸쳐 있다. ○ 중국 정부 “중국에는 재스민이 없을 것”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자오치정(趙啓正) 외사위원회 주임(장관급)이 “중국에서 재스민 혁명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그런 혁명이 가능할 것이라는 발상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고위 인사로는 처음으로 재스민 혁명을 언급한 것. 자오 주임은 23일 서방 기자들을 베이징의 정협 건물로 처음 초청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자오 주임은 “중국이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소득과 지역격차 등의 문제가 있으나 해결되어 가고 있다”라며 “당과 정부가 하나가 돼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면서 전진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당국의 인터넷 및 통신 차단이 강화돼 중국 시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베이징 소재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는 K 씨는 23일 인도네시아의 한 지인이 오전 9시에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오후 6시에 받았다. 또 구글 e메일을 열 때마다 ‘오류’ ‘인터넷 연결에 문제가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뜨면서 짧으면 몇 초에서 길게는 10분 이상씩 지나야 열린다. 또 다른 주재원 L 씨는 “24일부터는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 서버를 둔 인터넷 홈페이지를 열려고 하면 컴퓨터가 아예 먹통이 되어 다시 부팅해야 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24일 사설에서 ‘재스민 시위’와 관련한 정보를 철저히 차단해 비판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반격했다. ○ 헌츠먼 대사 시위현장 논란
존 헌츠먼 주중 미국대사가 20일 베이징 왕푸징의 시위성 집회 현장에 있었던 장면을 찍은 사진과 비디오가 23일 누리꾼들에 의해 공개됐다. 주중 미대사관 측은 “헌츠먼 대사가 가족과 톈안먼(天安門) 광장으로 가던 길에 왕푸징에 있었으며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것은 우연”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헌츠먼 대사는 11일에는 니위란(倪玉蘭) 인권변호사를 찾아가 격려했다. 니 변호사는 지난해 6월 철거민 인권 활동 관련으로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은 베이징의 위신궁(御흠宮) 호텔에서 조사가 끝난 후에도 나오지 않고 불법 연행에 항의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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