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구체화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은 24일 리비아에 대한 제재 결의안을 유엔에 제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날 긴급 상주대표부 대사급 북대서양이사회(NAC)를 소집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터키 수도 앙카라를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카다피는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국가정상 중 카다피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유럽연합은(EU) 회원국들은 25일 무기금수, 비자발급 중단, 정권 핵심 관련자들의 자산 동결 등 대 리비아 제재안에 합의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긴급 NAC를 소집했다”며 “이 사태의 여파를 최소화할 현실적 방안을 유럽연합(EU) 회원국 국방장관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리비아를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추방하는 방안과 대량 학살에 대한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조사관 임명을 추진키로 했다.
전날 침묵을 깬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전화로 리비아 문제를 논의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긴박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각국 정상들은 리비아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에 대해 적절한 책임을 물게 할 수 있는 방안과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취할 수 있는 광범위한 조치에 대해 협의하는 한편 인도적 지원방안을 강구했다”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군사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어떠한 대응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5일 오후 다시 한 번 리비아 사태를 논의한다. 22일 만장일치로 발표한 언론발표문에도 불구하고 카다피 정권이 시위대에 폭력 사용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기문 사무총장도 참석하는 이 회의에서 리비아에 경제 제재를 포함해 △카다피와 고위 당국자의 여행금지 및 자산동결 △무기금수 △비행금지구역 선포 등 광범위한 추가 제재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프랑수아 지메레 프랑스 인권대사는 24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 원수가 국제 법정에서 처벌받을 수 있는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가 있다”며 “이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법적 조사와 개입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새 정부가 카다피 처벌을 ICC에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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