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좇던 열혈청년서 돌출 일삼는 ‘괴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일 03시 00분


美 외교전문 - 외신들이 전하는 ‘카다피의 엽기행보’

《 리비아를 아비규환으로 몰아가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사실 과거에도 ‘평범하지 않은’ 행동들을 많이 해왔다. 최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과 28일 AP를 비롯한 각종 외신들이 전하는 그의 ‘독특한 행보’를 소개한다. 》
○ 텐트생활

피격을 우려해 비행을 싫어하며 숙소는 1층에만 머문다. 건물붕괴 공포 때문에 해외 순방 때도 텐트를 이용한다. 2009년 9월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했을 때는 맨해튼 센트럴파크에 텐트를 치려다 실패하자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땅을 빌려 낙타와 야자수가 그려진 하얀 텐트를 쳤다가 주민들이 들고일어나 걷어야 했다.

○ 경호원도 여성만

자신이 직접 뽑은 미모의 미혼여성 40여 명으로 구성된 ‘아마조네스 경호대’를 운영한다. 암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추정과 여성 편력 때문이란 추정이 혼재한다. 이들은 모두 전투기술을 갖고 있으며 기관총을 들고, 손수건을 머리에 두르는 독특한 군복 스타일의 유니폼을 입는다. 1981년부터 외국을 국빈 방문할 때면 데리고 다녔는데 2006년 나이지리아를 방문했을 때 무장을 한 경호대원들을 입장시키지 않자 바로 대원들과 함께 돌아가 버린 일도 있다. 한편 2010년 로마 방문 때는 젊은 이탈리아 여성 200명을 초청해 1인당 50유로씩을 나눠주며 이슬람으로 개종하라고 강연을 하고 꾸란을 나눠주기도 했다.

○ 독특한 패션

42년 철권통치를 해오는 동안 그의 얼굴도 많이 변했다. 젊은 날의 준수한 외모는 온데간데없고 헝클어진 머리에다 선글라스에 가려진 얼굴은 세월 탓이라고만 돌리기 힘들 만큼 인상 자체가 변했다. 위 사진은 2009년 영국 사진작가가 찍은 것으로 미국 잡지 더 뉴요커에 실렸다.
42년 철권통치를 해오는 동안 그의 얼굴도 많이 변했다. 젊은 날의 준수한 외모는 온데간데없고 헝클어진 머리에다 선글라스에 가려진 얼굴은 세월 탓이라고만 돌리기 힘들 만큼 인상 자체가 변했다. 위 사진은 2009년 영국 사진작가가 찍은 것으로 미국 잡지 더 뉴요커에 실렸다.
과도한 어깨장식이 들어간 군복이나 화려한 베드윈 의상, 현란한 아프리카 문양의 옷들을 즐겨 입는다. 선글라스와 파리채가 필수품이다. 빗지 않은 듯 헝클어진 헤어스타일과 들쭉날쭉한 수염이 트레이드마크다. 25일 시위현장에서 연설할 때는 귀를 덮는 사냥꾼 모자를 쓰고 나타났다. 젊을 때 수려했던 용모가 점점 바뀌어 다른 사람처럼 됐다.

○ 독특한 제안들

2009년 유엔 총회연설에서 ‘왕 중의 왕’이라 자칭하며 유엔헌장을 찢었다. 할당된 15분을 1시간 36분까지 끌며 “오바마가 아프리카의 아들로 영원히 미국 지도자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가 죽을까 두렵다”고 했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이스라틴(Isratine)이라는 한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