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모든 국민이 나를 사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일 03시 00분


ABC-BBC 등과 합동인터뷰… 美 “망상에 사로잡힌 지도자”

“모든 국민은 나를 사랑한다. 그들은 나를 지켜주기 위해 죽음도 불사할 것이다.”

영토의 3분의 2 이상을 반정부 세력에 넘겨주고 수도 트리폴리를 간신히 지키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거의 매일 서방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호기를 부리고 있다. 그는 28일에도 트리폴리 해변가의 레스토랑에서 미국 ABC, 영국 BBC, 선데이타임스지와 합동인터뷰를 가졌다.

카다피 국가원수는 “나는 대통령이나 왕이 아니며 공식적인 직함이 없다. 때문에 물러날 이유가 없다. 권력은 국민과 함께 있다”며 “내가 왜 리비아를 떠나야 하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또 그는 “영국은 누가 권력을 갖고 있느냐. 엘리자베스 여왕인가 데이비드 캐머런인가. 당신들은 리비아의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강변했다.

카다피 원수는 “수도 트리폴리에선 시위가 발생한 적이 없다”면서 “벵가지 등에서 시위를 벌이는 자들은 알카에다”라고 말했다. 그는 “알카에다는 마약을 이용해 청년을 부추겨 군사시설에서 무기를 탈취한 뒤 국민을 공격하고 있다”며 “우리는 국민에게 무력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좋은 사람이지만 (나와 리비아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완곡한 표현을 썼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한 말은 적절하지 않은 것들이다. 미국은 국제경찰이 아니다”면서 “유엔이나 국제기구가 리비아에 와서 사실을 파악해보기 바란다”고 했다. 카다피 원수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는 절대 심한 말을 하지 않아왔다.

인터뷰 내용에 대해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솔직히 망상에 사로잡힌(delusional) 부적절한 지도자”라고 일축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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