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트위터 사용자들이 ‘분노의 날’로 정하고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촉구한 1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와 지다, 담맘 등 주요 도시는 아침부터 긴장감이 가득했다.
전날 모래폭풍이 몰아친 리야드 시내 곳곳에는 곤봉을 든 경찰과 보안군이 주요 광장과 도로 길목을 막고 집회의 원천 봉쇄에 나섰다. 이미 사우디 내무부는 ‘분노의 날’ 시위와 관련해 “어떤 형태의 집회도 불법으로,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위대가 모일 것으로 예상됐던 올라야 쇼핑센터 주변은 경찰차와 수백 명의 진압 경찰이 집결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또 경찰은 킹파하드 도로와 올라야 거리 등 리야드 중심가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해 운전자 한 명 한 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시내 상공에는 경찰의 헬리콥터가 날아다녔다.
11일 대규모 시위를 촉구한 페이스북과 트위터 사용자들은 △국회의원 직선 △정치범 석방 △보안경찰 해체 △사법부 독립 △표현의 자유 보장 △월 최저 임금(2667달러) 보장 △20대 실업률이 30%에 이르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일자리 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이들은 20일에도 전국적인 반정부 집회를 벌이자고 촉구했다. 2만 명에 가까운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20일 집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히고 나서자 사우디 당국은 친정부 성향의 페이스북 회원 2만3000명을 확보해 온라인에서 여론전을 펼치는 등 긴장하는 기색이 뚜렷하다.
한편 전날인 10일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 카티프에서는 재판 없이 14년 동안 투옥돼온 시아파 정치범 9명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아파 주민 800명이 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쏜 총에 3명이 부상했다. 벤 로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사우디 경찰의 발포에 대해 “우리는 사우디의 특별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며 보편적인 가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걸프협력회의(GCC)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바레인과 오만에 10년에 걸쳐 각각 100억 달러씩의 발전기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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