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덩씨 도움 별것 아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4일 03시 00분


‘상하이 스캔들’ 거론된 서울시장-무협회장측 반박

중국 상하이(上海) 주재 한국총영사관을 뒤흔든 덩신밍 씨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국내 인사 및 기관이 일제히 관련 사실을 아예 부인하는 등 김정기 전 총영사와 전직 영사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덩 씨가 상당한 외교적 수완과 중국 정부 고위 인사들과의 인맥을 통해 국내 기관과 인사들의 부탁이나 민원을 처리해줬다는 이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김 전 총영사는 특히 소명자료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국내 정치인 및 고위 공직자들이 덩 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실명을 밝혔지만 당사자들은 “사실 무근”이라며 강력 부인했다.

2009년 4월 덩 씨의 도움을 받아 한정(韓正) 상하이 시장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진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당시 한정 시장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상하이 시장은 결코 만나기 어려운 자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치인 신분인 당 서기와의 면담은 추진하기 어려운 것이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공식기구의 장(長)에 불과한 시장을 만나려고 브로커까지 동원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전 상하이 총영사는 자신의 소명자료에서 덩 씨가 오 시장과 한 시장의 면담을 주선했다고 주장했다.

사공일 무역협회장 측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K 전 상무관은 이번 사건 보도 전인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상하이 엑스포 의전을 위해 덩 씨의 힘을 빌렸다”고 말했다가 10일 “사실 이 대통령이 아니라 사공일 무역협회장의 의전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사공 회장이 신체 검문검색 없이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는 문제와 행사장 내에서 전기차로 이동하는 등의 편의 부분에 대해 덩 씨가 도와줬다는 것. 하지만 이에 대해 무역협회 고위 관계자는 “당시 엑스포 준비를 위해 협회 직원 8명이 상하이에 나가 있었다”며 “사공 회장의 의전은 협회 직원들이 새벽까지 고생해 준비한 것인데 무슨 소리냐”고 반박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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