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참사 사흘째… 해안지역 피해 눈덩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4일 03시 00분


인구 2만3000명 도시, 쓰나미 뒤 1만7000명 실종

1만 명이 넘는 주민이 실종된 마을이 속출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피해가 상상을 초월한 규모로 드러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찾아가 본 피해 지역은 대부분 주택이나 건물이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곳도 적지 않다.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구조 당국은 실종된 주민들의 생사를 확인할 길조차 없다고 속수무책의 상황을 한탄했다.

○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


이와테(巖手) 현 리쿠젠타카타 시에서는 쓰나미에 휩쓸린 주민 1만7000여 명이 실종됐다. 13일 교도통신은 11일 오후 쓰나미에 휩쓸린 이 도시 전체 주민 약 2만3000명 가운데 5900명만 몸을 피했고 1만7000여 명은 대피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지역 전체 주택 8000채 가운데 5000여 채가 수몰됐고 해안가에서 10km 떨어진 주택까지 물에 잠겼다고 전했다. 또 쓰나미가 몰려왔을 때 리쿠젠타카타 시청 3층 높이까지 물이 찼고 소방서 건물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비행기를 타고 이곳을 둘러본 요미우리신문 기자는 “시 중심가에 어떤 건물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도시 전체가 갑자기 사라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헬리콥터를 타고 이 지역에 출동한 긴급구조대원들은 가까스로 대피한 주민들을 구조했다. 이와테 현은 “리쿠젠타카타 외에도 피해 도시 여러 곳의 시 관계자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 미나미산리쿠(南三陸)


센다이(仙臺) 시에서 북쪽으로 80km 떨어진 미야기(宮城) 현의 동북부 해안 도시 미나미산리쿠는 지역 전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13일까지 인구 1만7500명 가운데 대피한 7500여 명을 제외한 1만 명가량의 행방을 알 수 없다. 주민이 많이 사는 시내 중심이 해변에서 3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미처 피할 새도 없이 쓰나미에 휩쓸린 것으로 보인다. 가까스로 쓰나미를 피한 한 여성은 “(쓰나미가)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 바깥을 보고 싶지도 않다”고 울부짖었다. 시는 이 지역의 인명 피해 확인과 대피한 시민 구조에 나섰지만 어디로 대피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연락이 되지 않는 주민들은 쓰나미에 휩쓸려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 무라이 요시히로 미야기 현 지사는 이날 헬리콥터를 타고 해안가 피해 지역을 돌아본 뒤 “미나미산리쿠에선 지붕 두세 개만 보일 뿐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미나미산리쿠는 굴곡이 심한 리아스식 해안이라 특히 쓰나미에 취약했다. 1896년 대쓰나미, 1933년의 대지진 당시 이미 큰 피해를 봐 해안에 방파제와 방조제를 만들고 수문을 설치했지만 이번 쓰나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나오토 다케우치 미야기 현 경찰 책임자는 13일 NHK방송에 “미야기 현에서만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야기 현 남쪽의 후쿠시마(福島) 현 소마(相馬) 시도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다. 시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규모나 주민 피해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전했다. 수많은 시신이 물에 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나미소마(南相馬) 시에서는 해안가에 있던 주택 1800채가 쓰나미에 휩쓸려 사라졌다. 수카가와(須賀川) 시에선 농업용 댐이 붕괴되면서 강 하류에 범람을 일으켜 주택 1800여 채가 파괴됐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이와테 현 오후나토(大船渡) 시에선 한 양로원이 쓰나미에 휩쓸려 노인 30명이 실종됐다. 아오모리(靑森) 현 하치노헤(八戶) 시도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겼고 물이 빠진 지역은 쓰나미에 밀려온 배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바라키(茨城) 현 기타이바라키(北茨城) 시 소방서 관계자는 “항구 주변에 있던 주택 30여 채가 쓰나미에 휩쓸려 사라졌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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