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쓰나미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면서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시스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지난달 28일 가동에 들어간 부산 신고리 원전 1호기를 비롯해 경남 고리(4기), 경북 월성(4기), 전남 영광(6기), 경북 울진(6기) 등 4개 지역에 총 21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안전과 백민 과장은 “국내 원전은 0.2g의 지반 가속도(지진으로 실제 건물이 받는 힘·리히터 규모 6.5에 해당)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우리나라 지반은 일본과 달리 판 경계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원전 건설 운영을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도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은 리히터 규모 5.2가 최고였다”며 “지난 100년간 5.0 이상 지진은 5번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원전은 일본처럼 두꺼운 격납용기와 외벽 건물로 보호하고 있지만 이례적으로 규모 6.5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면 국내 원전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 더구나 국내 원전에는 일본처럼 유사시 즉시 가동을 중지하는 ‘원전가동 자동중단 시스템’이 없어 대형 사고 우려도 일부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일본에 설치된 원전가동 자동중단 시스템은 오작동 우려가 있어 설치하지 않은 것”이라며 “미국 프랑스 등 대부분의 국가가 유사시 수동으로 원전가동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한수원 측은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원전은 해일에 대비해 지면에서 10m가량 높은 곳에 짓고 있다. 현창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구조부지실장은 “해일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울진도 파도 높이가 3m를 넘지 않으며 고리 1, 2호기 부근에는 방파제도 쌓아 파도가 넘치는 것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지진 등으로 인한 전력 중단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대비하고 있다.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전의 냉각기 가동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여러 단계의 비상 발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이영혜 동아사이언스 기자 y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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