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4일 “정치체제 개혁 없이는 경제 개혁으로 인한 성과도 잃어버릴 수 있다”며 정치체제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원 총리는 올해 거시경제 정책 중 통화팽창 억제와 물가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폐막식 후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12차 5개년 규획 기간(2011∼2015년)의 국정방향을 설명했다.
○ 원 총리 “개혁은 점진적으로”
원 총리는 “중국의 최대 위험 중 하나는 부패로, 제도와 체제 개혁을 통해 그 토양을 없애야 하며 국민들로 하여금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지난해 8월 광둥(廣東) 성 선전(深(수,천)) 개혁 개방 특구 30주년 기념 연설에서도 이 같은 내용의 정치 개혁 필요성을 역설해 지도부 내에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원 총리는 다만 “일부 하급 행정단위에서는 직접 선거가 이뤄지고 있으나 13억 인구의 중국이 정치체제 개혁을 이루는 데는 일정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안정과 화해의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며 “쉽지 않은 일”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원 총리는 5일 업무보고에서 제시한 ‘향후 5년간 연평균 7%의 경제성장률’이 너무 낮아 취업과 민생 개선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중국 경제 규모가 이미 커졌고, 질적이고 효율성 높은 경제구조로 전환한 후에 7% 성장은 결코 낮은 목표가 아니며 목표 달성이 쉽지도 않다”고 말했다.
○ 올해 최우선 과제는 물가
원 총리는 올해는 국내외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 요소가 많아 물가안정을 최우선순위에 두겠다고 말했다. 북아프리카 중동 사태에 따른 원유가 상승, 국제곡물 가격 앙등 및 일부 국가의 ‘양적 완화’ 조치 등은 통제가 불가능한 외부 요인으로 작용하는 데다 국내적으로도 임금과 기초 생필품 가격 등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것. 중국은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4%로 잡았다. 그는 위안화 절상에 대해 “1994년 이후 57.9% 절상됐다”면서 “시장 수요에 근거해 더욱 큰 신축성을 부여해 나가되 기업의 수용 능력과 취업 문제 등을 고려해 위안화 절상은 점진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3일 국정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 이어 이날 전국인대 폐막으로 올해 양회가 끝났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