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10시 경 NHK 취재진이 탑승한 헬리콥터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인근에서 연기가 발생했다고 전한 보도에 대해 도쿄전력은 "3호기 부근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NHK는 취재진이 헬리콥터를 타고 사고 현장에서 30km 이상 떨어진 상공에서 촬영하던 중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인근에 흰 연기가 간헐적으로 올라오는 것이 확인됐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NHK는 연기가 발생한 곳이 4호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은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은 확인하지 못했다. 영상으로 추정할 때 장소는 3호기 근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수증기일 가능성이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현장에 있는 직원들에 따르면 건물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서 연기 같은 것이 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 日 원전 연료봉 파손…국민 불안 높아져 ▼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나흘새 4번의 폭발이 발생한데 이어 16일에도 화재가 발생해 일본 전역을 '핵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다.
전날 2차례에 걸쳐 폭발 및 화재가 발생했던 제1원전의 4호기에서는 이날 오전 5시 45분 경 또 화재가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사태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미 사고가 났던 1호기와 2호기의 핵 연료봉의 상당 부분이 파손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사태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4호기 또 화재=도쿄전력은 16일 오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4호기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4호기는 11일 강진 당시 정기점검 중이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전날에 이어 이틀째 폭발과 화재가 이어진데다 건물 외벽에 8m짜리 구멍까지 뚫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 도쿄전력은 4호기에서 사용후 핵연료를 담가놓은 수조의 수위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료봉이 냉각되지 않으면 방사선 물질이 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가급적 신속하게 4호기의 수조에 냉각수를 투입할 것을 지시했으나 내부 방사선 수치가 높아 직원들이 접근을 못해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전력은 또 당초 헬기를 이용해 냉각수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를 취소했으며 대신 소방차 등 다른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5호기와 6호기도 온도가 소폭 상승하는 것으로 전해져 설상가상의 상황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제1원전의 4~6호기는 지진 이전부터 정기점검을 위해 가동을 하지 않았던 원자로로 비교적 안전하다고 판단했으나, 이 역시 문제점을 노출한 것이다.
◇2호기 격납용기 파손 노심 손상 우려=후쿠시마 제1원전의 2호기에서는 전날 오전 원자로 격납용기의 압력억제실(스프레션 풀) 설비 부근에서 폭발음이 발생해 격납용기가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쿠시마 제1원전의 격납용기 파손으로 핵연료가 들어 있는 원자로 노심부위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마노 총장은 회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의 6개 원자로 중 2호기의 노심 손상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IAEA는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2호기의 노심을 보호하는 내부 격납용기가 폭발로파손된 것으로 보이며 다른 원자로(4호기)에서는 사용후 핵연료 저장소(SFP)에서 화재가 발생한 후 진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격납용기 하단부가 손상된 2호기의 핵연료 중 30%가, 그리고 지난 12일 처음으로 폭발사고가 발생한 제1원전의 1호기의 경우 연료봉이 70% 정도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핵연료가 장시간 냉각수로부터 노출됐기 때문으로, 연료를 감싼 금속에 작은 구멍과 균열이 생기면서 내부로부터 강한 방사능을 품은 물질이 누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태 심각, 원전 사고등급 격상=사태가 악화하자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회(ASN)는 15일(현지시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기준으로 최고등급(7등급)보다 한 단계 아래인 6등급으로 조정했다.
ASN은 14일 이 사고를 5등급 또는 6등급으로 분류했지만, 상황이 계속 나빠지자 등급을 상향조정했다.
INES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원자력 사고의 심각성 정도를 알리고자 도입한 분류 체계로, 7등급으로 분류된 경우는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유일하다. 이번 사고가 6등급으로 분류된 것은 5등급이었던 19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원전사고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인들은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며 불안에 떨고 있다. 절대적으로 안전을 자신하던 원전에서 12일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 사고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어나자 일본 국민은 '안전신화가 무너졌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1시간에 평소보다 400배 이상의 방사선이 노출됐다. 이는 일반인이 1년동안 노출되는 방사선 양에 달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정도 방사선에 10시간 이상 노출될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원전에서 남서쪽으로 270㎞ 떨어진 수도 도쿄(東京)에서도 평소의 9배에 달하는 방사선이 검출됐다.
◇일본 정부, 국제사회 총력=일본 정부는 원전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자 정부와 발전사가 모두 참여하는 합동기구를 구성하고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통합대책본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연료봉이 녹는 '노심용해(meltdown.멜트다운)'를 막기 위한 조직이다.
일본 운수성은 폭발을 일으킨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반경 30㎞ 지역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도쿄전력과 협력회사 직원 800여명은 15일 밤 원자로에 계속 바닷물을 주입하는등 필사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전문가들도 속속 파견돼 원전 사고 악화를 막고자 지원하고 있다.
아마노 IAEA 사무총장은 일본 정부가 IAEA에 전문가팀을 보내줄 것을 공식 요청함에 따라 신속히 전문가팀을 파견할 계획이다.
미국은 원자력규제위원회 소속 전문가 2명을 일본에 파견한 데 이어 전문가 34명과 계측 장비 등을 보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1986년 체르노빌 폭발사고 결과를 다뤘던 원자력 전문가팀을 일본에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다.
한국 정부도 일본이 원자로 냉각에 필수적인 붕소 수십t을 긴급 요청함에 따라 재고가 모자란다고 해도 시급히 붕소를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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