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원자력委“위험 6단계”… 日은 여전히 4단계로 평가“사고 원전모델 정전에 취약”… GE기술자 30여년전 지적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폭발과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제사회 일각에서 일본에 싸늘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원전 사고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공개하고 있는지,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는지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먼저 일본 정부의 안이한 상황 인식이 도마에 올랐다.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회(ASN)는 15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사고평가척도(IINES) 기준으로 6단계로 조정했다. 전날 5단계 또는 6단계로 분류했던 ASN이 하루 사이에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여전히 국지적 영향을 미치는 수준을 뜻하는 4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일본 정부가 충분히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말 바꾸기를 거듭하면서 신뢰가 불신으로 변하고 있다. 사고가 나면 일단 숨기고 보는 일본의 전통을 세계가 목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신이 커지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은 일본 내 자국민 대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15일부터 지진 피해가 집중된 미야기(宮城), 후쿠시마, 이와테(巖手), 이바라키(茨城) 현에 전세버스 34대를 투입해 자국민을 도쿄 공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국적기 에어프랑스에 자국민을 귀국시키기 위한 임시 항공편을 요청했다.
한편 후쿠시마 제1원전에 설치된 것과 동일한 모델의 원자로에 설계상의 결함이 있다는 지적이 30여 년 전에 이미 제기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ABC방송은 15일 데일 G 브라이든보 등 3명의 기술자가 35년 전 제너럴일렉트릭(GE)사 마크1(Mark1)형 원자로의 설계를 검토한 결과,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결함이 있다는 확신을 가진 뒤 GE를 떠났다고 전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총 6기 가운데 5기가 마크1형이다.
이 방송은 당시 제기된 결함은 원자로가 냉각할 때 필요한 전력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야기될 막대한 압력을 어떻게 다뤄 나갈지를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도 16일 “냉각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으면 내부 연료봉이 과열됐을 때 원자로를 싸고 있는 격납용기가 폭발할 수 있다는 마크1형 원자로의 설계상 문제는 이미 1972년부터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GE 측은 “마크1형 원자로는 지난 40여 년 이상 믿을 수 있고 안전하게 가동돼 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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