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시신이 속속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이와테(岩手)현 오후나토시(大船渡市)에는 손자의 사진이 담긴 앨범을 가슴에 꼭 안은 채 숨져 있는 시신이 발견돼 가슴을 울렸다.
이와테일보는 17일 이 시신이 하마다 가쓰타로(浜田勝太郎)씨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그가 마지막까지 소중히 간직했던 가로 30㎝, 세로 40㎝의 앨범 속에는 환한 표정으로 손자를 번쩍 들어올리고 있는 그의 사진만이 홀로 남아있었다.
하마다 씨는 쓰나미로 인해 100미터이상 휩쓸려간 자택 1층에서 발견됐다. 구조된 아내의 말에 의하면 쓰나미가 자택을 덮쳤을 때 하마다 씨도 함께 2층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하지만 앨범을 가져가야 한다며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가 그만 화를 당하고 말았다. 시신을 찾기 위해 소방대의 수색에 함께 한 하마다 씨의 아들은 "정말 손자를 좋아하셨다. 그런데 (왜 다시 1층으로 내려갔는지), 바보같은 아버지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하마다 씨 자택은 쓰나미에 휩쓸려 가 여러 건물과 함께 뒤엉켜진 상태였다. 그의 아내가 "여기 남자 한 명이 있습니다"라는 메모를 남겨 소방대가 수색을 시작해 15일 오후 3시 반 경 하마다 씨의 시신을 찾을 수 있었다.
하마다 씨 가족들에게는 흙투성이로 변한 앨범이 건네졌다. 그의 아내는 "손자가 귀여워서…. 제 사진은 한 장도 없어요. 더 빨리 찾아주고 싶었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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