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으로 하락했던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가격이 중동과 아프리카 정세 불안으로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휘발유 평균가격은 20일 L당 1955.79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162일째 상승행진을 지속했다.
20일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락세였던 국제유가가 유엔의 리비아 공습 등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로 상당 기간 급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10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던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18일 배럴당 4.01달러 상승한 110.11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다시 110달러대를 돌파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15일 97.18달러까지 급락했다가 18일 101.07달러로 다시 1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주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바레인과 예멘의 시위 격화는 국제 원유시장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바레인은 이란의 시아파 세력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확산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해왔는데 이번 시위 격화로 사우디의 정정 불안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원유 외에 다른 원자재 가격도 동일본 대지진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일부는 더 올랐다. 대표적인 국제 원자재 가격 지수인 CRB지수는 동일본 지진이 발생한 11일 351.88에서 15일에는 338.14까지 내려갔으나 16일부터 3일 연속 급상승하면서 18일에는 351.15로 지진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옥수수 구리 니켈 등의 가격은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전보다 높아지는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지진에 따른 단기 충격을 흡수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알루미늄 주석 가격도 동일본 지진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국제 원유 가격의 상승으로 국내 정유회사들이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도 크게 올라 국내 기름값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3월 둘째 주 정유사의 휘발유 평균 공급가격(세전)은 전주보다 L당 47.2원 오른 928원이었다. 상승폭이 2월 넷째 주 10.8원, 3월 첫째 주 32.9원보다 커졌다. 특히 경유의 평균 공급가는 1009.4원으로 전주보다 L당 56.9원이나 올랐다. 정유사의 공급가는 일주일 정도 시차를 두고 주유소의 판매가격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조만간 2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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