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의 군사 개입이 시작된 리비아 내전은 해법을 둘러싼 서방국 간 의견차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생사를 건 버티기로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 다국적군의 첫 공격 직후 “끝없이 길고 지루한 전쟁이 시작됐다”고 했던 카다피의 협박이 현실화될 것인지 주목된다.
○ 지상군 투입 이견 뚜렷
리비아 내전이 조기 종식되려면 지상에서 카다피군이 △민간인 공격과 벵가지 공격을 중단하고 △미스라타, 아즈다비야, 자위야 철수를 골자로 한 서방의 최후통첩을 수용해 두 손을 들어야 한다는 게 일치된 견해다. 이를 위한 서방의 가장 확실한 공격책은 지상군 투입.
지상군이 못 들어갈 경우 공습만으로 리비아 서부 도시에서 벌어지는 카다피군과 반카다피군의 전투를 완전히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카다피군과 반카다피군이 근접해 시가전을 벌일 경우엔 공습 자체가 매우 어렵다. 마이클 멀린 미국 합참의장이 20일 “상황이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에 대해서는 영국 프랑스 미국 간 시각차가 뚜렷하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9일 “미국은 가장 많은 군사적 자산(asset)을 가지고 있는 만큼 최대한 지원하겠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은 절대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영국 프랑스 두 나라 병력만으로는 정예군 5만 명, 탱크 800대 등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2위 군사력으로 평가받는 카다피군을 상대하는 게 버겁다.
○ 전쟁 최종 목표 놓고도 미-영 설전
미국은 이번 군사작전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을 공식화했다. 21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러시아와 중동 방문 시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군사 공격의 최종 목표는 카다피 정권 교체가 될 수도 있다”는 리엄 폭스 영국 국방부 장관의 말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동맹국 장관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졌다. 게이츠 장관은 “안보리 결의안의 명확한 목적 외에 또 다른 새로운 목표들을 추가하는 것에 반대한다. 만약 새로운 목적들이 추가된다면 문제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게이츠 장관은 “조만간 작전지휘권을 영국 프랑스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넘기겠다”고까지 했다. 민주주의의 보루이자 국제사회의 지도국이라는 위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군사작전에는 참여하지만 이미 치르고 있는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등 2개의 아랍 전쟁과 장기적인 중동 전략 등을 감안해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한편 현재 다국적군의 지휘라인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라고 AFP통신이 20일 전했다. 프랑스 국방부의 한 소식통은 “현재 연합군에 중앙사령부가 없어서 참전국들이 각각 작전본부를 운용한다”며 “3개국 본부 간에 참모 교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공습 목표에 대해 서로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리옹 근처의 공군 방어통제센터가 있는 베르됭에서 작전을 지휘하고 있으며, 영국은 런던 교외의 노스우드에서, 미국은 독일의 람슈타인 공군기지를 이번 작전을 위한 지휘본부로 활용하고 있다.
다국적군의 지상군 파견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제일 유리한 쪽은 카다피. 그는 국제사회를 상대로 선전전을 펼치며 느긋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국적군은 카다피군이 공격을 중단하고 현 상황을 고착시키려고 할 경우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민이다.
영국 싱크탱크 로열유나이티드서비스의 사스행크 조시 박사는 “미국은 뒷자리에 앉아 있고 아랍국들이 실질적 도움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전쟁이 몇 주 동안 지속되면 다국적군은 흐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카다피군이 효과적으로 규합해 스스로 전투를 이끌어 가거나 카다피 측과 협상을 하지 않는 한 전세는 일정 기간 교착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20일 다국적군의 2차례에 걸친 공습으로 카다피군의 방공망은 큰 타격을 입었겠지만 도시 주변 곳곳에 배치된 화력은 건재할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고 보도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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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2 16:34:08
참 쉬운 문제를 너무 어렵게 푼다. 그래서 늙어면 죽어야 하는 거 아니겠는가. 세계를 손위에 올려 놓고 어떤 지상군을 투입할 것인가? 이이제이를 모른단 말인가? 북한군을 투입하면 모든게 좋을텐데, 뭐가 그리 걱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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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2 16:34:08
참 쉬운 문제를 너무 어렵게 푼다. 그래서 늙어면 죽어야 하는 거 아니겠는가. 세계를 손위에 올려 놓고 어떤 지상군을 투입할 것인가? 이이제이를 모른단 말인가? 북한군을 투입하면 모든게 좋을텐데, 뭐가 그리 걱정인가?